문화일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공간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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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 마련, 많은 사람들의 꿈이죠. 그런데 최근 ‘그냥 집’이 아닌 ‘예쁜 집’에 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공간 디자인에 관심을 갖고 민감하게 반응하는 소비자가 많아진 거예요. 스웨덴 홈퍼니싱 브랜드 <이케아(IKEA)>의 국내 규모가 확대되고 있고, 인테리어 애플리케이션 <오늘의 집> 이용자 수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죠. 그렇다면 공간 디자인은 단순히 아름다움을 충족시키는 역할만 하는 걸까요? 

 

👍요즘 시청률의 1등 공신은 바로 이것!

 

건축 디자이너 Christian Pottgiesser의 공간디자인. 모형이 아닌 실제 나무를 사용했고, 기존의 답답한 파티션 대신 비눗방울 모양의 투명 유리 파티션을 사용했다 ©Decor Report

 

  ‘공간 디자인’이란 건축, 인테리어와의 구분 없이 공간에 생명을 불어넣는 작업을 통틀어 말하는데요. 오감을 만족시키는 심미적 요소와 환경의 목적을 고려하는 기능적 요소를 모두 고려하죠. 평소에 세심하게 의식하진 않지만, 사실 공간이 가지는 의미는 매우 크답니다. 공간을 디자인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 무엇인지 아시나요? 바로 그 공간에서 생활하게 될 사람들이에요. 공간은 사람이 그 속에서 활동을 해야 비로소 제 역할을 하기 시작하거든요. 즉, 심미적 요소 못지않게 기능적 요소도 중요하다는 의미입니다. 기능이 기본적으로 뒷받침되고 그것이 미적으로 승화되어 공간에 개성이 생겨났을 때! 비로소 ‘좋은 공간’이라고 할 수 있어요. 좋은 공간이 있기 전 공간 디자이너의 철저한 계산과 기획이 필요하다는 사실, 이제 아시겠죠?

 

80년대 대기업 사무실 풍경 ©옛날티비:KBS Archive

 

  학교야? 사무실이야? 삭막한 분위기에 많이 놀라셨죠? 80년대 어느 대기업의 사무실 풍경이에요. 당시 직장인들은 어떻게 느꼈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보기엔 상당히 불편합니다. 맨 뒤에 검은 정장 차림으로 앉아 있는 사람 보이시나요? 저 앞에 앉아 일을 하면 감시받는 기분이 들어 일에 집중할 수 없을 것 같아요. 똑같은 색깔과 규격의 책상들, 지루한 블라인드와 뻔한 자리 배치, 존중받지 받지 못하는 개인 공간… 아직도 사무실 하면 이런 삭막한 분위기를 많이 떠올리시는 분이 많을 텐데요, 요즘은 ‘일할 맛 나는’ 사무실이 각광받고 있답니다. 

  최근에는 드라마 제작진들도 사무실 세트장 디자인에 굉장한 공을 들이고 있어요. 의외로 멋지고 참신한 사무실이 드라마가 인기를 얻는 데에 한몫을 하기 때문이죠. 혹시 2015년에 방영한 <그녀는 예뻤다>를 보셨나요? 혜진(황정음 분)이 패션 매거진 편집팀의 사무실에 들어서며 감탄사를 내뱉는 장면이 있었어요. “대~~박!”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 속 매거진 편집팀 사무실 디자인 ©MBC

 

  정말 ‘일할 맛 나는’ 사무실이죠? 해당 드라마가 방영될 당시 개성 넘치는 사무실 풍경이 시청자들에게 많은 주목을 받았어요. 7년이 지난 지금 봐도 ‘꿈의 직장’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다채롭고 세련된 디자인인 듯하네요. 위 드라마뿐 아니라 <사내맞선>,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스타트업>,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 등 최근 방영되었던 다른 드라마들 역시 마치 서로의 오피스를 자랑하듯 공간 디자인에 신경 쓴 모습을 보여줍니다. 시청자는 개인 공간이 충분히 보장되고, 창의력이 샘솟을 것 같은 사무실을 보며 대리만족을 느끼게 되고요.

 

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속 사무실 공간디자인 ©tvN
<스타트업> 속 사무실 공간디자인 ©tvN
드라마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 속 사무실 공간디자인 ©JTBC

 

  너무 비현실적인 직장이라고요? ‘일할 맛 나는’ 사무실, 현실에도 있답니다! 요즘 사람들의 다양한 일터와 직장생활을 엿볼 수 있는 MBC 예능 <아무튼 출근>에 소개된 회사들도 드라마와 크게 다르지 않았어요. 심미적으로 아름다운 인테리어뿐 아니라, 사내에서 맥주를 마실 수 있는 기계, 매점, 애플리케이션 예약을 통한 자율좌석제, 눈치 안 보고 게임할 수 있는 VR룸, 낮잠이나 휴식을 위한 쿠션베드 등 공간디자인에 딸려오는 복지는 아무리 나열해도 끝이 없죠. 그만큼 일하는 사람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사무실 공간 디자인에 신경을 쓰는 것이 요즘 추세인 듯해요.

 

🙄지금까지 이런 사무실은 없었다. 이것은 자연인가, 게임인가.

  물론 요즘 회사가 전부 이런 쾌적한 환경을 갖추고 있는 건 아니에요. 다만, 최근 기업들의 움직임이 사원들에게 더 나은 복지 혜택과 시각적 즐거움을 제공하는 쪽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죠. 지금부터 오피스 공간 디자인의 트렌드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구체적인 특징을 함께 알아볼게요!

 

🌳“무릉도원이네요.” 바이오필릭 오피스

 

  최근 환경을 생각하는 움직임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어요. 도심 속에 자연환경을 조성하거나 기업들이 리사이클 제품을 출시하는 것도 그 일환이죠. 코로나19 사태가 기후 위기와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친환경적, 자연친화적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데요. 자연친화적 사무실 디자인이 사원들의 스트레스 및 우울감 감소에도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 알고 계시나요? 이에 따라 기업들은 자연친화적인 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아웃도어 회사인 ‘알이아이(REI)’의 건물은 모든 복도가 야외로 이어지도록 설계되어 있어요. 바깥과 최대한 밀접한 환경을 만든 것이죠. 회의실 또한 야외 공간과 바로 연결돼 있어서 근무 시간 내내 자연을 바라보고 느낄 수 있답니다.

 

바이오필릭 오피스 디자인을 적용한 애플 신사옥의 모습 ©google

 

  애플의 신사옥은 자연친화적 사무실의 대표적인 예로 유명하죠. 자연 한가운데 회사가 존재하고, 안팎으로 자연과 연결되도록 만들어졌는데요. 이것이 바로 ‘바이오필릭 오피스’ 컨셉으로 디자인된 공간이에요. 하지만 꼭 지리적으로 자연 속에 회사가 위치해야만 자연친화적 공간 디자인인 것은 아닙니다. 도심 속의 회사라고 해도 실내 정원이나 수족관 등 실내 디자인에 신경을 써서 자연친화적인 분위기를 연출한 사례들도 굉장히 많거든요!

 

📱ae(아이) 과장님 어서 광야로 출근하세요! 홀로그래픽 오피스

 

   zoom이라는 플랫폼을 활용해서 화상 수업 또는 화상 회의를 진행해보신 적 있으시죠? 코로나 시대 이전에는 활용할 일이 거의 없었지만, 요즘은 매우 익숙하죠. 화면 상의 만남은 아마 코로나로 인해 변화한 큰 부분 중의 하나일 거예요. 화상 회의 플랫폼은 생각보다 편한 부분이 많습니다. 편안한 공간에서 편한 복장으로 일할 수 있고, 음식도 자유롭게 먹을 수 있잖아요. 하지만, 사람이 아닌 평면 모니터를 상대하는 것은 여러모로 단점도 있어요. 눈에 피로가 쌓이고 시간이 지날수록 내용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지죠. 

 

홀로그래픽 오피스를 사용하는 모습 ©DBR

 

  이를 극복하기 위해 등장한 공간 디자인 트렌드가 바로 ‘홀로그래픽 오피스’인데요. ‘홀로그래픽 오피스’는 최근 굉장히 핫한 키워드인 ‘가상현실’을 활용한 사무실 공간 디자인이에요. VR 헤드셋을 착용해야 한다는 불편이 따르지만, 각자의 공간에서 협업해야 하는 일이 많아진 요즘엔 매우 유용하죠. 가상현실 속 사무실을 이용하면 물리적으로는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하나의 공간에 모인 느낌이 들어요. 아무래도 단순한 화상 회의보다는 훨씬 현장감이 느껴지니 몰입도도 올라가겠죠. 코로나19 사태로 모임이 조심스러워진 요즘에도 다양한 세미나와 포럼에 참여할 수 있으니 의미 있는 트렌드인 듯하죠?

 

💬Editor's Comment

  삭막함의 대명사로 여겨졌던 회사가 이토록 놀랍게 변화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공간은 사람들이 현재 가장 필요로 하는 조건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기 때문이에요. 따라서 공간은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죠. ‘공간 디자인’ 분야가 그 가능성을 실현시켜 주고요. 신중한 관찰과 날카로운 해석에 의해 태어난 공간은 새로운 트렌드를 선도하기도 합니다. 앞으로 공간 디자인의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질 거예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미적 요소와 기능적 요소가 균형을 이루는 공간에 대한 관심도가 더 높아질 것이고요. 여러분이 머물고 있는 공간에는 어떤 관찰과 해석이 담겨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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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07-13

키워드

#문화일반 #공간디자인 #사무실 #오피스디자인 #바이오필릭오피스 #홀로그래픽오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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