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하늘에 띄운 예술, 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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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의 빛이 만드는 환상!

  새해의 첫날이 곧 돌아옵니다. 종로의 보신각에서는 타종 행사가 있을 테고요. 뉴욕의 타임스퀘어, 시드니의 하버브릿지, 모스크바의 붉은 광장... 전 세계 각 도시에서도 매해, 새해의 첫날을 알리는 대규모 축제가 펼쳐집니다. 유명 가수들이 무대에 올라 분위기를 띄우고, 함께 새해 카운트다운을 하려는 수백수천 명이 운집해 거리를 채우죠. 그리고 마지막은 언제나, 형형색색의 불꽃놀이가 장식합니다. 인류는 동서를 막론하고 특별한 일이 있을 때면 이를 축하하기 위해 밤에 불꽃놀이를 즐겨왔는데요. 불꽃은 화려하게 밤하늘을 수놓으며 축제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하는 유일한 존재였어요. 단, 드론이 등장하기 전까지요. 드론이 밤하늘에 빛으로 그림을 그려내기 시작한 것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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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예술에 사용되는 드론 ©Guinness World Records 

  ‘드론’이라는 단어는 수벌을 의미하는데요, 프로펠러의 굉음이 벌의 날갯짓 소리와 비슷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에요. 원래 드론은 1차 대전 후, 군사용 목적으로 개발되었어요. 폭격을 위해 폭탄을 싣고 가거나 스스로 표적이 되어 공격을 유도하는 식이었어요. 십여 년 전부터는 공중에서 촬영을 하는 수단으로 알려지며 대중화되기 시작했고요. 사람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높은 곳 또는 깊은 곳까지도 접근이 가능해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했던 영상을 일반인들도 쉽게 촬영할 수 있게 되었죠. 이후, 더 좋은 비행성능과 견고한 기체를 장착한 드론이 개발되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화재의 현장에 투입돼 불을 끄고, ‘드론 택배’와 ‘드론 택시’로 불리며 사람을 대신해 물건을 옮기고, 교통수단이 되기도 해요. 이렇게 기나긴 시간 동안 기술적인 발전을 거듭해온 드론은, 밤하늘에 불빛으로 그려낸 하나의 공중 예술로서도 자리 잡았어요. 

 

공연계의 초신성, 드론을 사용한 공중 예술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펼쳐졌던 드론쇼를 기억하시나요? 소프라노 조수미의 노래 <Champions>과 함께 오륜기를 만들며 시작한 쇼에서, 드론의 한 무리는 모였다 흩어졌다를 반복하며 동계 올림픽의 각 종목을 형상화했어요. 또, 마스코트였던 수호랑이가 하늘을 걷고 손을 흔들자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어요. 까만 하늘은 초대형 스크린이 되어 1218대의 드론을 품었는데요. 인텔(intel)의 기술로 선보였던 이 이벤트는 단연코 개막식에 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으로 꼽히며, 전 세계인들에게 드론이 예술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널리 알린 계기가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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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 드론쇼의 오프닝 장면 ©int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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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의 드론쇼 ©intel 

  드론은 공연계에서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효과적인 이벤트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서커스단 태양의 서커스(Cirque du Soleil)는 <Sparked>라는 단편영상을 통해 연기하는 드론을 선보였는데요. 드론이 마법을 부리듯 매혹적으로 날아다니는 모습을 보여주었어요. 방탄소년단(BTS)은 2019년 서울콘서트에서도 드론이 등장했었어요. 곡 ‘소우주(Mikrokosmos)’의 무대에서였는데요. 마치 공연장이 그들만의 ‘작은 우주’가 된 듯, 환상적인 무대를 연출했죠. 지난 11월 디즈니플러스의 한국 런칭 쇼에도 드론이 등장 해 공중예술을 선보인 바 있어요. 

 

연기하는 드론을 선보인 태양의 서커스 Sparked 영상 ©Cirque du Soleil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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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플러스 한국 런칭쇼 ©Disney plus korea 

  수백, 수천의 드론이 군집 비행을 하며 밤하늘에 그림을 그려 넣는 데엔, 첨단 기술의 비밀이 숨어 있어요. RTK GPS가 그것인데요. 쉽게 말해, 지상에 고정 기지국을 설치해 위성에서 받는 GPS 위치의 오차를 수정하는 기술이에요. 드론들은 와이파이로 중앙 컴퓨터에 연결되어 미리 프로그램된 경로에 따라 움직이고, 실시간으로 제어됩니다. 덕분에 평창올림픽의 거대한 드론쇼를 실행하는 데에는 단 한 명의 기술자와 컴퓨터만이 필요했다고 해요. 인텔(intel)이 현재 드론 군집 비행 기술을 선도하고 있지만, 2021년 4월, 현대 제네시스 (Genesis Motor China)가 상하이에서 3281대의 드론으로 쇼를 선보이며 최다 드론 군집 비행 기네스 기록을 보유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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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제네시스의 기네스북 등재 최다 드론 사용 공연 ©nownews 

현대 제네시스의 기네스북 등재 최다 드론 사용 공연 ©Guinness World Records Youtube

 

  여러분이 처음 밤하늘에 떠있는 드론의 불빛을 봤을 때, 어떠셨나요? 여러분은 아마도 별빛을 연상했을 거예요. 숲속의 반딧불 같기도, 별들이 춤을 추는 것 같기도 했겠죠. 하지만 드론은 자연 그대로의 별빛이나 불꽃을 모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공중에서 다양한 그림을 실시간으로 그려냅니다. 별빛은 자연, 불꽃놀이는 즉흥적인 꽃피움의 형상이라 한다면, 드론은 숙련된 예술가의 계획된 작품이라고 할까요. 의도된 연출이 가능한 만큼, 광고나 홍보, 예술로써 사용될 가능성이 큽니다. 하늘을 캔버스로 삼고 있으니 표현의 방식도 더 크고 화려하게 발전할 수 있을 테고요. 깜깜한 밤하늘에 40억 개의 불빛으로 만들어 낸 초대형의 작품을 감상 할 수 있다는 것이, 요즘 같은 추운 날씨에 더욱 낭만적으로 느껴지는데요. 내년에는 여러 축제의 현장에서 모두 모여 드론 쇼를 즐길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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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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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드론 #공중예술 #불꽃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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