떴다! 동동브라더스! 다시 없을 협주곡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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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은 듯 다른 형제, 한국인 최초로 쇼팽 콩쿠르에 입상하며 K-클래식의 선두주자이자 연주회장에 오빠 부대를 이끈 동동 브라더스! 쇼팽 스페셜리스트로 이름난 임동민, 임동혁 형제가 쇼팽 곡이 아닌 모차르트의 작품으로 한 무대에 섰습니다. 한 무대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동동 브라더스의 공연 소식에 많은 관심이 집중되었고 공연장은 관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어요. 설렘 가득했던 그 현장에서, 두 형제의 손으로 노래한 모차르트 협주곡은 과연 어땠을까요?
임동민, 임동혁 형제는 한국인 최초로 쇼팽 콩쿠르에 입상하며 대중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어요. 지금은 많은 한국 클래식 연주자들의 기량이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있죠. 해외 콩쿠르에서 한국 출신 연주자들의 수상이 그리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인데요. 동동 브라더스가 활동하던 2000년대 초반에는 한국인들이 유수의 콩쿠르에서 본선 진출을 하는 경우는 굉장히 드물었습니다. 주변국들에 비교해 봐도 우리나라는 클래식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상황이었어요. 당시 일본은 자국의 클래식 연주자들을 아낌없이 후원한 덕에 국제적으로 종은 성적을 거두고 있었고, 중국에서도 윤디 리와 랑랑이 등장하며 연주자들은 국가적으로 엄청난 지원을 받고 있었어요. 이러한 상황 속에서 2005년, 임동민. 임동혁 형제는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쇼팽 국제 콩쿠르에서 같은 점수로 2위없는 공동 3위를 차지했어요. 당시 임동혁의 결선무대에서 벌어졌던 안타까운 일화가 있죠. 임동혁은 연주 중 이상한 느낌에 연주를 중단하고 피아노의 상태를 살폈는데, 피아노 안에 왠지 모를 조율기구가 들어가 있었다고 합니다.
동동브라더스의 픽(Pick)!을 받은 협주곡은?
이번 공연에서 임동민, 임동혁은 오케스트라와 협주했어요. 협주곡은 현재, 독주 악기와 관현악 합주 형태로 작곡된 기악곡으로 피아노 협주곡, 바이올린 협주곡, 첼로 협주곡 등으로 불리는 형태예요. 협주곡에는 특히 빠른 악장에 독주 연주자의 화려한 기교를 뽐낼 수 있는 ‘카덴짜’가 등장하는데요. 카덴짜는 원래 연주자가 즉흥적으로 연주할 수 있도록 맡겨졌지만,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황제> 이후부터는 작곡가가 음악에 직접 넣게 되었답니다. 피아니스트 임동민, 임동혁 헝제는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했어요.

동동브라더스만의 색이 배어든 연주
임동민이 연주한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12번(Concerto for piano No.12 in A major, K.414)은 모차르트의 빈 시절 처음으로 작곡했던 세 작품(11번 K.413, 12번 K.414, 13번 K.415)중의 하나이며 빈 시절의 세 작품 중 가장 많이 연주되는 협주곡이에요. 잘츠부르크 궁정 악장으로 활동했던 시절 모차르트는 고용주인 콜로레도 대주교의 권위주의적인 행동으로 갈등을 빚었어요. 결국 그는 10년 넘게 일했던 궁정악장 직을 사임하게 되었죠. 그가 스물다섯 살이 되던 해에 잘츠부르크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빈으로 이주했는데요. 빈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이 없었던 모차르트는 피아노 레슨과 연주를 하며 수입을 마련했어요. 피아노 협주곡은 이때, 공연료를 두둑이 챙길 수 있었던 예약 연주회에서 직접 연주를 하기 위해 만든 곡이었습니다.
임동민의 연주는 기본적으로 단단하고 진득한 소리로 군더더기 없는 연주를 하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이번 모차르트 협주곡의 빠른 악장은 모차르트 특유의 익살스러움과 재치를 가득 담아 평소보다 가벼운 연주를 보여주었어요. 2악장의 아름답고 엄숙한 선율은 임동민 피아니스트 특유의 로맨틱함으로 무장하여 모차르트가 존경했던 스승 바흐에 대한 추억을 잘 녹여냈습니다.
임동혁이 연주한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0번(Concerto for piano No.20 in d minor, K.466)은 모차르트가 남긴 27개의 협주곡 중 단 두 개의 단조 협주곡 중의 하나입니다. 이 작품은, 모차르트의 아내 콘스탄체의 사치로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시절에 작곡되었어요. 모차르트는 자신에게 관심을 보인 요제프 2세가 결국 그를 고용하지 않자, 레슨과 연주만으로는 생계를 이어 가기가 힘들었어요. 피아노 협주곡은 당시 빈 사람들이 선호하는 장르로 한 번의 공연으로 큰돈을 벌 수 있었고, 이는 모차르트의 주 수입원이 되었어요. 베토벤도 특히 이 곡을 좋아해, 베토벤 자신의 레퍼토리로 연주하면서 카덴짜도 붙였다고 합니다.
임동혁은 섬세하지만 선율을 잘 살려내기로 정평이 나있죠. 변화무쌍하고 긴박함이 가득한 이 협주곡의 2악장 피아노 선율은 모차르트 협주곡 중에 가장 아름다운 선율로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에 임동혁만큼 잘 어울리는 피아니스트로 드물 거예요. 오케스트라와 피아노가 대화하듯 흐르는 연주, 그리고 이후 힘있고 강렬한 카덴짜는 이 곡에서 주의 깊게 들어야 할 포인트죠. 임동혁의 화려한 연주는 화려함을 뽐내고자 하는 작곡가의 의도를 충실히 살려내었어요.
연주자는 저마다의 개성을 갖고 있어요. 같은 작곡가의 곡이라 하더라도, 연주하는 사람에 따라 곡의 분위기가 달라지기도 합니다. 묵직하지만 로맨틱한 임동민의 연주, 섬세한 선율로 화려한 연주를 선보이는 임동혁의 연주는 확연히 다른 스타일의 연주를 보여주었죠. 임동민, 임동혁 형제는 어릴 때부터 정통을 계승하는 러시아 스타일에 기반을 두어 왔는데요. 그들은 이구동성으로 항상 악기를 통해 ‘노래하라’는 점을 강조해왔어요. 피아노로 노래하는 그들의 연주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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