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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적 감각 레벨 업 시켜줄, 서울공예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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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공예박물관, 출처: 디자인정글

 

  종로는 옛 것의 고즈넉함과 세련되고 멋들어진 빌딩이 공존하는 서울의 대표 지역이잖아요. 이런 종로에 멋을 더해줄 신상 박물관이 오픈했어요. 우리나라 최초 공예 전문 박물관인 ‘서울공예박물관’인데요. 원래는 지난 7월 15일 개관식이 예정되어 있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개관식을 연기하면서 16일부터 예약제 사전 관람이 시작됐어요. 요즘 코로나19때문에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집 꾸미기 열풍이 불고 있는데요. 우리 생활과 밀접한 공예 작품들을 통해, 미적 감각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보면 어떨까요?

👉공예가 뭔지 헷갈린다고?

  공예는 우리가 생활 속에서 사용하는 물건에 장식적인 요소를 부여해서, 그 가치를 높이는 미술을 말해요. ‘공예’라는 용어는 19세기 중반부터 순수미술과 구별하기 위해 사용되기 시작했는데요. 사람의 손에서 만들어지던 공예품이 산업화로 인해 기계로 생산되기 시작하자, 회화나 조각 같은 조형예술에 비해 열등하다는 인식을 받기도 했죠.😢

 

👉공예의 대표적인 역할은 바로 ‘쓰임’에 있어요!

  ‘쓰임’에 따라 공예의 범위도 다양해지는 데요. 전시용 작품 제작에 주력하는 미술 공예, 기계에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손끝에서 만들어내는 영세 공예, 작가 본인의 창의성을 제품에 반영하여 아름다운 제품을 만드는 산업디자인까지! 공예의 영역을 칼로 자른 듯이 나누기에는 모호한 지점들이 있지만, 공예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우리의 삶을 대변하는 예술로 스며 들어있기에 그 가치는 분명해요!
 

🆕어서와, 공예 박물관은 처음이지?

  ‘서울공예박물관’은 국내 유일의 공예 전문 공립 박물관이에요. 예술의전당에 있는 서예박물관이나, 한상수자수박물관, 한국나전칠기박물관 등 공예의 다양한 분야에서 운영하는 박물관은 있었지만, 공예문화를 통합한 박물관은 국내 최초예요. 이런 대중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서울공예박물관은 ‘모두의 공예, 모두의 박물관(Craft for All, Museum for All)’으로 자리 잡기 위해 다양한 시대와 분야의 공예를 선보일 예정이에요.

  이미 문화재부터 근현대 작품까지 약 2만 2천 점 정도의 소장품을 수집하였고, 앞으로 아시아 최고 공예 컬렉션을 구축할 계획도 가지고 있어요. 초대 관장으로는 2018년부터 서울공예박물관 개관 총감독을 담당한 김정화(1956~) 교수가 임명되었어요.

 

👑세종대왕이 선택한 명당 중의 명당

  서울공예박물관은 그 위치부터 예사롭지 않은데요. 지금 박물관이 자리 잡은 안국동 172-112(율곡로 3길 4)는 과거 풍문여고의 자리였어요. 그 터는 세종부터 순종까지, 조선 왕가의 저택과 별궁이 있던 명당 중의 명당으로 누구나 탐내는 땅이었죠. 조선왕조실록 1446년 세종 기록에 보면, 세종대왕이 아들 영응대군의 집을 짓기 위해 좋은 땅을 알아보았는데 그 때 선정된 자리가 바로 이 곳이에요. 세종대왕이 눈을 감은 곳도 바로 영응대군의 저택이었다고 해요. 이 외에도 성종이 한명회의 딸을 아내로 맞는 혼례를 이 터에서 진행하기도 했고, 이후에도 중종의 딸 혜정옹주의 저택으로 활용하는 등 주로 왕가의 공주들과 자손들이 생활하던 귀한 땅이었죠.

  1910년 일제강점기 시절, 민간에 판매되었다가 1937년 경성휘문소학교를 거쳐 1945년 풍문여학교로 설립 허가를 받으면서 다시 이 터의 활약이 시작되었는데요. 2017년 풍문여고가 강남으로 이전되기 전까지 약 70여 년간 명문 여학교로 터의 가치를 이어갔어요. 그리고 드디어 2021년 서울공예박물관의 개관으로 또다시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되었으니, 박물관에 들려서 좋은 기운 받고 가시는 건 어떨까요? 

 

🪑이곳에서 만나는 모든 것이 공예

  서울공예박물관에는 4개의 인포메이션 데스크가 있어요. 즉, 박물관 입구가 네 곳이나 된다는 이야긴데요. 일반적으로 공연장이나 전시장처럼 불특정 다수의 관람객이 많이 찾는 공간에서는 관람객 통솔과 운영의 편리함을 위해 출입구를 많이 개방하지 않아요. 그러나 서울공예박물관은 많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안국동의 열린 공간이 되기를 바라는 취지에서 입구를 활짝 개방했어요!

  인포 데스크를 그냥 지나치셨다고요? 다시 한번 찬찬히 감상해보세요. 인포메이션 데스크부터 쉬어 갈 수 있는 의자까지 모두 공예 작품이거든요! 공예가의 작품을 박물관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도록 구성한 점이 인상적이에요. 공예와 순수미술의 차이는, ‘쓰임’에 있다고 앞서 이야기했었죠? 관람객이 공예의 아름다움과 쓰임 가치를 박물관의 다양한 공간에서 감상하고 경험하며, 공예 문화를 느낄 수 있도록 만든 거랍니다.

 

✨개관 첫 프로젝트, Object9

  서울공예박물관은 개관에 앞서, ‘공예작품 설치 프로젝트 Object9’를 공개했는데요. 이번 프로젝트는 박물관 안팎의 공간을 다양한 재료를 다루는 9명의 공예가들과 1년 동안 함께 준비했어요. 9개의 작품들은 박물관 곳곳에서 공예가 가진 아름다움과 쓰임의 가치를 알려주는 역할을 해요. 박물관을 방문했을 때, 공예 작품을 무심코 지나치지 않도록! 어떤 작품들이 있는지 함께 알아볼까요?

 

 

출처: 서울공예박물관 홈페이지

✅1. 강석영 <무제>

도예가 강석영(1949~) 작가의 <무제>는 서울공예박물관 외부 벽에 영구 설치되었어요. 백자, 청자, 분청사기 도자편 4000개로 만들어진 이 작품은 화려한 기교보다 직관적으로 구현한 조형미가 느껴져요.

 

출처: 서울공예박물관 홈페이지

✅2. 김의영 <오각의 합주>

교육동 옥상에 배치된 <오각의 합주>는 백자를 물레 성형(jiggering)한 후 오방색 유약을 입혀서 만들었어요. 김익영(1935~) 작가가 제작 시 사용한 독일제 안료가 아름다운 오방색을 만드는 기반이 되었죠.

 

출처: 서울공예박물관 홈페이지

✅3. 김헌철 <시간의 흐름>

아트리움 천장에 설치된 <시간의 흐름>은 420m 철제 프레임에 164개의 서로 다른 형태의 흰색과 붉은색의 모래시계 피스가 달려 있어요. 박물관 개관을 축하하는 작가의 마음을 모래시계에 담았어요.

 

출처: 서울공예박물관 홈페이지

✅4. 박원민 <희미한 연작>

작가는 레진(resin)이라는 합성수지를 사용하여, 초현실적인 느낌을 주는 작품을 선보이는 것으로 유명하죠. <희미한 연작>은 서울공예박물관 내 어린이박물관의 안내 데스크의 역할도 하고 있어요.

 

출처: 서울공예박물관 홈페이지

✅5. 이강효 <휴식, 사유, 소통의 분청의자 세트>

서울공예박물관 앞뜰에 놓인 분청 의자는 무려 30개나 되는데요. 전통 옹기 형태의 의자로 아름다운 보기와 다르게 스툴 하나에 그 무게가 450kg이나 된다니 엄청나죠?

 

출처: 서울공예박물관 홈페이지

✅6. 이재순 <화합Ⅰ, 화합Ⅱ>

국가무형문화재 제 120호 이재순(1956~) 석장은 돌의자 9점과 석문1점을 선보였어요. 돌의자의 경우 전국 8도와 제주도에서 채취한 돌에 길상무늬를 입혀 제작했어요. 400년 된 은행나무 옆에 전시되어 그 멋이 배가 되었죠.

 

출처: 서울공예박물관 홈페이지

✅7. 이헌정 <섬> 

도재와 목재를 활용한 이번 작품은 아트리움의 안내 데스크로 영롱한 청록빛이 인상적이에요. 이헌정 (1967~) 작가가 구현하는 특유의 색감이 돋보이죠.


 

출처: 서울공예박물관 홈페이지

✅8. 최병훈 <태초의 잔상 2020>

인장공예 명장, 최병훈(1950~) 작가가 좋아하는 원석을 사용하여 제작했어요. 자카르타 근교에서 구한 돌로, 겉과 안이 다른 색을 띠는 것이 특징이에요.

 

출처: 서울공예박물관 홈페이지

✅9. 한창규 <Remains & Hive>

대나무 공예 장인 한창규 작가의 이번 작품은 10가지 이상의 각기 다른 패턴으로 대나무를 엮어 제작했어요. 대나무가 주는 자연의 느낌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작품이면서, 관람객에게 휴식을 주는 의자이기도 하죠.
 

 

💬Editor's Comment

  아침에 눈을 뜨고, 잠자리에 들 때까지, 우리는 다양한 아름다움과 실용성을 품고 있는 공예품과 함께 해요. 공예는 어떠한 예술보다, 우리의 삶과 가까운 예술인 거죠. MZ세대는 예술에 대한 창작과 소비를 일상에 지친 나를 위한 투자로 생각한대요. 일상 속 공예 생활을 즐겨온 생활 예술가분들, 서울공예박물관에서 공예 작품의 진수를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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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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