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문학계 대표 시인, 타계 30년을 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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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여성의 인권을 다룬 작품’ 하면 어떤 작품이 생각나시나요? 아마, 많은 분들이 공지영 작가의 <봉순이 언니>,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 을 떠올리셨을 텐데요. 이 작품을 통해 수많은 여성이 공감하고, 시대적 변화를 요구했죠. 남성 중심인 한국 문학계에서 이러한 여성의 인권을 대변하는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것은 아마 故 고정희 시인(1948~1991)이 있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여성문학을 대표하는 고정희 시인이 올해로 타계 30주기를 맞이했어요. 그의 인생과 작품을 통해 고인의 업적을 기려보아요.
🔎인간 고정희의 삶
그는 전라남도 해남 송정마을에서 8남매 중 장녀로 태어났어요. 한국신학대학교를 졸업하고 1957년 ‘현대시학’에 <부활 그 이후>, <연가>가 추천되면서 등단했죠. 그리고 1980년대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시인으로 손꼽히게 돼요. 시인 활동 외에도 다양한 대학생 문화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는데요. 특히, 그는 남녀평등과 자유롭게 어울려 사는 사회를 모색한 여성주의 공동체 모임 ‘또 하나의 문화’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했어요. 그리고 기자, 간사, 출판부장을 했던 이력을 바탕으로 ‘여성신문’ 초대 편집주간을 담당하게돼죠. 그러나 안타깝게도1991년 6월 9일 지리산 등반 중 급류에 휩쓸려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어요.
📗그의 작품이 궁금해!
그는 10권의 시집을 출간했어요. 대표작으로 <누가 홀로 술 틀을 밟고 있는가(1985)>, <눈물 꽃(1986)>, <지리산의 봄(1987)>, <무덤 위에 푸른 잔디(1989)>, <초혼제(1983)> 등이 있는데요. 그의 작품에는 여성의 현실에 대한 새로운 언어와 인식 체계를 발명하기 위한 노력이 느껴져요. 특히, 저평가되는 여성의 경험과 문학 행위에 대하여, 문학계 내에서 입지를 다지는 역할을 해요. 굿 가락과 사설, 구어체, 서간체 형식 등을 활용함으로써 여성주의적 문체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선도했어요.
🧐 한국문학 속 시인 고정희
그는 여성해방문학을 주도하고, 여성주의 출판문화 운동을 이끌며, 민중을 사랑한 시인이에요. 1984년 이화여대에서 열린 강연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가지려면 참신한 언어를 발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는데요. 단순히 시 창작론에 머무는 것이 아닌 언어(자아) 찾기의 중요성을 주장하죠. 그리고 강석경, 박완서, 이경자, 김승희 등 여성 문인의 여성 해방과 관련된 작품을 자신의 작품과 함께 선보이며, 여성 문인의 참여를 이끌어요. 그는 지속적인 여성해방 언어를 위해, 여성과 여성을 연결하는 작업을 활발하게 실천하죠. 그 결과, 여성해방문학의 ‘영웅적 저자’라는 평을 받기도 했어요.
📖여성문학, 그 이상의 실천 예술가
고정희 시인의 일기를 보면 “온종일 광주항쟁에 관련된 사람들을 찾아다니면서, 시인은 역사의 현장에 있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라는 문구가 있어요. 그 후, 그는 당시 광주항쟁과 민중에 대한 작품 <80년 광주>를 선보이죠. 그는 여성주의에 한정되지 않고, 더 넓은 민중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진 실천가였어요. 또한 기독교적 세계관을 가졌으나, ‘굿’의 형식을 차용한 시를 발표하며, 독보적인 영역을 선보였죠.
🙏시인 고정희를 기리며
고정희 기념사업회는 지난 2002년부터 해남을 중심으로 <고정희 추모 문화제>를 열어왔어요. 우리나라 여성주의 문학의 선도자인 고인의 문학세계를 재조명하고, 그의 삶을 계승하자는 취지예요. 올해는 6월 1일부터 7월 11일까지 고정희 생가, 녹우당 충헌각과 해남꿈누리 센터, 땅끝순례문학관을 중심으로 다양한 행사가 진행돼요. 특히, 땅끝순례문학관에서는 시인의 육필, 사진, 작품집을 전시하는 ‘고정희 시인 아카이브전’이 진행되고, 이경자 전 한국작가회의 이사장이 고인의 삶과 문학에 관해 이야기하는 시간도 있어요.
💬Editor’s Comment
예술이 가진 힘은 작품으로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고, 그 인식의 변화가 사회의 변화로 이어질 때 나타난다고 생각해요. 고정희 시인의 활동 전과 후로 우리 문학계, 나아가 우리 사회에서 여성 인권을 이야기하는 힘이 달라졌을 것 같은데요. 실천적 예술로 세상의 변화를 위해 노력하신 고정희 시인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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