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빠질 때마다 등장하는 이 음악! 과연 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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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지금 바로크 양식의 우아함이 넘치는 한 파티장에 와 있습니다. 깔끔한 턱시도와 화려한 드레스를 입은 남녀 주인공이 서로 마주보고 있고요. 한 손은 어깨에, 한 손은 허리에 올린 채 빙글빙글 춤추는 모습은 매우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러분은 어떤 클래식 음악이 떠오르시나요? 머릿속에 '쿵짝짝, 쿵짝짝'하는 박자와 아름다운 현악기 소리가 가득하진 않으셨나요? 이럴 때 배경음악으로 등장하는 단골 음악, 바로 왈츠(Waltz)입니다. 오늘은 남녀가 사랑에 빠질 때마다 등장하는 이 '왈츠'에 대해 알아볼게요!
왈츠의 시작, 귀족음악?

왈츠는 오스트리아에서 시작된 가장 유명한 서양 춤곡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왈츠가 가진 특유의 우아함과 고풍스러운 이미지 때문에 귀족예술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으실 것 같은데요. 하지만 왈츠는 사실 오스트리아의 민속 춤곡인 렌들러(Landler)에서부터 시작되었어요. 렌들러는 상대적으로 느린 4분의 3박자 혹은 8분의 3박자로 진행되며, 발을 차는 동작이 많은 춤곡이에요. 생소하게 느껴지실 수도 있겠지만 사실 놀랍게도 우리는 이미 렌들러를 접한 적이 있어요. 바로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The Sound Of Music, 1965)>에서요!
이 영화는 천방지축 수녀 '마리아'가 가정교사로서 엄격하고 근엄한 군인 '폰 트랩' 대령의 7명의 아이들을 담당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남작 부인을 환영하는 한 파티에서 아이들은 어른들이 추고 있는 렌들러를 보고 마리아에게 어떤 춤인지 물어봅니다. 그리고 폰 트랩 대령은 아이와 손을 마주 잡고 힘겹게 시범을 보이는 마리아에게 다가가 파트너를 자처하며 함께 춤을 춥니다. 이렇게 두 주인공이 처음으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결정적 계기를 제공하는 바로 이 장면! 그 중요한 순간에 바로 이 렌들러가 사용되었어요.
마침내 "춤곡의 꽃"이라고 불리는 왈츠는 피아노곡을 비롯한 다양한 음악 형태로 파생되기 시작했어요. 우리가 익히 들어본 작곡가인 슈베르트(Franz Peter Schubert, 1797-1828), 리스트(Franz Liszt, 1811-1886), 슈만(Robert Alexander Schumann, 1810-1856), 차이코프스키(Pyotr Ilyich Tchaikovsky, 1840-1893)와 같은 19세기의 거의 모든 작곡가들이 왈츠를 작곡하게 돼요. 차이코프스키 작품의 경우, 매 겨울마다 관객들의 사랑을 받는 <호두까기 인형(The Nutcracker, 1892)>에서 "꽃의 왈츠(Waltz of the Flowers)"로 만나보실 수 있어요.
“춤곡의 꽃” 왈츠의 탄생

왈츠의 춤은 이렇게 남녀가 손을 잡고 돌거나 허리를 감싸는 동작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하지만 처음부터 왈츠가 대중적으로 성행했던 것은 아니에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왈츠와 비슷한 분위기이지만 다소 느린 3박자의 춤곡 미뉴에트가 있었습니다. 미뉴에트는 왈츠가 성행하기 이전인 17세기 중반, 프랑스의 루이 14세에 의해 궁정에 도입된 춤인데요. 당시 1600년대 유럽의 귀족사회는 격조와 위엄을 상징하는 커다란 가발과 화려한 레이스나 리본이 달린 복식을 갖춘 입은 모습이었어요. 그랬기 때문에 춤을 출 때 상대방과 다소 거리를 두고 움직여야 했고 동선도 제한적이었죠.
그러다 프랑스 혁명(1789-1794)으로 자유와 평등을 외치며 신분질서가 붕괴되었고, 궁정무용의 중심은 오스트리아의 빈(Wien)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귀족과 평민 간의 계급적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무도회가 정책적으로 장려되기 시작했고 왈츠는 바로 그 중심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돼요. 상대적으로 빠르기가 느리고 스텝이 어려운 미뉴에트 대신 왈츠는 경쾌한 리듬에 맞춰 쉽게 움직일 수 있었기 때문이에요. 모든 계층의 사람들이 즐길 수 있었던 왈츠는 이후 19세기 사교계를 완전히 장악해버릴 만큼 성행하게 됩니다.
마침내 "춤곡의 꽃"이라고 불리는 왈츠는 피아노곡을 비롯한 다양한 음악 형태로 파생되기 시작했어요. 우리가 익히 들어본 작곡가인 슈베르트(Franz Peter Schubert, 1797-1828), 리스트(Franz Liszt, 1811-1886), 슈만(Robert Alexander Schumann, 1810-1856), 차이코프스키(Pyotr Ilyich Tchaikovsky, 1840-1893)와 같은 19세기의 거의 모든 작곡가들이 왈츠를 작곡하게 돼요. 차이코프스키 작품의 경우, 매 겨울마다 관객들의 사랑을 받는 <호두까기 인형(The Nutcracker, 1892)>에서 "꽃의 왈츠(Waltz of the Flowers)"로 만나보실 수 있어요.
왈츠가 성행했던 두 나라, 오스트리아 & 폴란드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은 왈츠가 가장 절정을 이루었던 곳이에요. 1811년, '빈 왈츠'라는 명칭을 따로 사용할 만큼 독자적인 특징을 갖추고 있었죠. 대표적인 작곡가는 바로 슈트라우스 가족이에요. 아버지인 슈트라우스 1세(Johann Strauss I, 1804-1849)가 '왈츠의 아버지', 아들인 슈트라우스 2세(Johann Strauss II, 1825-1899)는 '왈츠의 왕'이라는 수식어를 갖고 있을 정도랍니다. 아버지가 닦아놓은 길을 아들이 물려받아 하나의 장르 자체를 빛나게 만들었다고 할 수 있어요. 특히 슈트라우스 2세의 작품들을 들어보면 너무나 익숙한 작품들이기 때문에 아마 다들 듣자마자 "이게 왈츠지!"하는 생각이 드실 거예요. 도입부를 듣자마자 알록달록 예쁜 꽃들이 피고 꾀꼬리 같은 새소리가 느껴지는 <봄의 소리 왈츠("Frühlingsstimmen" Op.410)>, 오스트리아에 흐르는 도나우 강의 유려한 모습을 표현한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강(The Blue Danube, op.314)>까지 정말 너무나 멋진 곡들을 만들어냈습니다.

오스트리아 근방에 위치한 폴란드에서도 왈츠의 매력에 푹 빠졌던 작곡가가 있었어요. 바로 폴란드를 대표하는 작곡가 쇼팽(Frédéric Chopin, 1810-1849)입니다. 쇼팽의 왈츠는 마찬가지로 춤곡의 형식을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로 춤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감상용 작품이 대부분이에요. 하지만 단순히 감상용이기만 하다면 쇼팽일 리가 없겠죠? 쇼팽은 왈츠에 피아니스트의 테크닉과 표현력을 요구하는 기법들을 더해 차별점을 주었어요. 빠르고 경쾌한 분위기의 <화려한 대 왈츠(Grande Valse Brillante, op.18 no.1)>, 섬세한 부드러움이 매력적인 <이별의 왈츠(L'Adieu, op.69 no.1)> 까지! 앞서 들었던 빈 왈츠의 대표 주자들과는 확연히 다른 매력이 느껴지실 거예요.
쇼팽의 왈츠가 특별하게 느껴지는 데에는 그가 폴란드 태생이라는 것도 한몫하는데요. 작품 전반에서 풍기는 폴란드스러운 특유의 정서가 왈츠의 성격과 만나 색다른 느낌을 선사하기 때문이에요. 자유로운 빠르기 변화와 춤과의 결합이 강하다는 폴란드 음악의 특색이 살아있기 때문에 우리는 그의 왈츠에서 좀 더 다채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어요.
내가 좋아하는 왈츠의 스타일은?
'클래식(Classic, 고전)'은 영원하다고 했던가요? 이렇게 3박자의 편안한 분위기가 매력적인 춤곡 왈츠는 점차 다양한 분야에 스며들어 갔어요. 미국의 영향력 있는 재즈 피아니스트 빌 에반스(Bill Evans, 1929-1980)는 <Waltz For Debby(1961)>라는 곡에 쓰이면서 자유로우면서도 부드러운 감성을 엿볼 수 있고요. 국내에서는 영화 <올드보이(2003)>의 "The last Waltz", <장화홍련(2003)>의 "돌이킬 수 없는 걸음", <웰컴 투 동막골((2005)>의 "A Waltz of Sleigh" 등 여러 O.S.T.에서도 왈츠를 접할 수 있어요. 서양의 대중적인 춤곡에서 더 나아가 현재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왈츠의 모습이네요!
지금까지 오스트리아의 민속 춤곡 렌들러(Landler)에서부터 시작해 춤의 꽃으로 피어난 왈츠에 대해 살펴보았어요. 오늘 하루, 빈 왈츠의 대명사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강>이나 쇼팽의 <화려한 대 왈츠>를 들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오늘 소개된 다양한 작품들 들어보시면서 각자 원하는 스타일의 왈츠를 선택하여 그 매력에 푹 빠져보시길 추천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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