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들’부터 ‘방구석 1열’ 넘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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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의 사랑을 듬뿍! 뮤지컬의 매력 속으로

“Memory~”라 운을 떼며 시작되는 이 노래, 고양이들의 노래라는 것을 알고 계셨나요? 네, 노래만으로도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 하고, 뮤지컬 이름으로는 누구에게나 익숙한, <캣츠>의 <<넘버>>입니다. 다양한 공연 장르 중 압도적인 관객 수를 자랑하고 있는 만큼, 뮤지컬은 이제 대중문화의 하나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뮤지컬의 시작은 대중들의 이런 환호와는 거리가 멀었다고 하는데요. 지금의 ‘대중이 사랑하는’ 뮤지컬은 어떻게 시작된 것인지, 그 중심에 있었던 뮤지컬의 메카 두 곳을 찾아가 보려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흥행을 이끈 뮤지컬 중 많은 수 역시, 이 두 곳의 출신 작이라고 하는데요. 뮤지컬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그곳으로, 함께 가볼까요?
뮤지컬 = 대중성! 그 거대한 서막의 시작


뮤지컬 장르는 오페라의 형식에서 파생되었기 때문에 많은 부분에서 교집합을 이루지만, 이 둘은 비슷한 듯, 다른 면이 많습니다. 상류층이 즐겼던 오페라는 고전적인 문학과 고전주의 음악으로 이루어진, 연극보단 노래 위주의 공연이었습니다. 고전에 취향과 애정을 쏟아부을 여유가 있었던 상류층에 비해, 대중은 본업에 집중하거나 바쁜 노동으로 하루를 보내야 했죠. 이러한 이유로, 오페라는 상대적으로 ‘그들만의 리그’라고 인식되는 경향이 컸던 것 같습니다. 이후 19세기 말, 영국에서는 오페라 형식을 바탕으로 희극과 춤 그리고 노래를 가미해 만들어낸 ‘뮤지컬 코미디’가 성공하게 되었습니다. ‘뮤지컬 코미디’는 곧 노래와 춤 등의 다양한 연희가 정착되어 있는 미국으로 건너갔고, 오늘날 우리가 일컫는 ‘뮤지컬’로서 자리 잡기 시작했습니다.
뮤지컬이 성행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을 꼽아보자면, 바로 ‘대중성’입니다. 뮤지컬의 또 다른 이름이 ‘대중극’일 정도로요.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대중이 갈망하던 오락성을 추구하기 시작한 뮤지컬은, 이러한 정서 반영을 통해 대중예술로서 뿌리를 내리기 시작합니다. 그 서막이 시작된 것이지요. 영국과 미국에는 뮤지컬로 이름이 난 두 곳의 장소가 있죠! 뮤지컬의 본고장이자 세계 4대 뮤지컬인 <캣츠>, <오페라의 유령>, <레 미제라블>, <미스 사이공>이 탄생한 곳, 영국의 ‘웨스트엔드’. 그리고 대중들이 환호하는, 인기 있는 작품들이 넘쳐나는 미국의 ‘브로드웨이’입니다.
웨스트엔드 그리고 브로드웨이
뮤지컬은 웨스트엔드에서 처음 만들어졌지만, 세계 제2차 대전 이후 브로드웨이는 현대적인 뮤지컬로 대중과 소통하면서 주도권을 쥐게 됩니다. 1980년대 이후에는 영국의 천재 작곡가 겸 제작자인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뮤지컬<캣츠>, <오페라의 유령> 등 대 히트작을 만들어 내며 다시 한번 웨스트엔드의 입지를 다졌었죠. 오늘날, 두 곳 모두가 뮤지컬의 살아있는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닐 텐데요. 그렇다면 이 두 곳에서 뮤지컬은 어떻게 생겨난 것일까요?
영국의 뮤지컬은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의 희극 오페라, 오페라, 오페레타 등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초기 뮤지컬은 1728년 발라드 오페라인 ‘거지 오페라’에서 시작되었으며, 전통적인 오페라와 연극 양식에 변화를 주어 대중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이후 뮤지컬은 자유롭고 풍부한 노래와 춤, 오페라 무대의 인기 있는 연주자들과 미인들로 구성된 뮤지컬 파스(farce)를 갖추고 뮤지컬 코미디로 발전하면서 관객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게 되죠. 이렇게 19세기 말, 영국에서는 현재의 뮤지컬 형식을 갖추게 됩니다.
우리나라에선 어떤 작품들이 공연되었을까?
미국에서의 뮤지컬은 영국에서 성공한 뮤지컬 코미디가 건너오면서 민스트럴 쇼, 보더빌, 벌레스크의 형식을 통해 형성되었는데요. 이는 곧, 미국 역사와 함께 성장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남북전쟁 시기에는 흑인들을 비하하는 내용의 민스트럴 쇼가 백인들의 많은 호응을 얻으며 성장했지만, 사회 변화와 함께 쇠퇴하게 되죠. 이후, 민스트럴 쇼에서 파생된 미국적인 뮤지컬 쇼와 유럽에서 건너온 코믹 오페라, 오페라다 등이 섞여 19세기 후반 오늘날 브로드웨이를 규정하는 ‘오락성’을 갖춘 쇼가 완성되었고, 2차 세계대전 이후 오늘날 우리가 부르는 ‘뮤지컬’로 자리 잡게 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초창기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웨스트엔드와 브로드웨이의 공연들이 들어와 관객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번역 뮤지컬로는 1970~80년대 공연된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사운드 오브 뮤직>, <아가씨와 건달들> 등이 있습니다. 2020년에는 초연작도 여럿 있었습니다. 뮤지컬 <제이미>와 <펀 홈>은 성소수자 이야기를 따뜻하고 감동 있게 풀어내며 많은 사랑을 받았고요. 또 다른 초연작인 <하데스타운>, <비틀주스>도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7년 만에 돌아온 뮤지컬 <고스트>, <젠틀맨스 가이드>, <렌트>, <브로드웨이 42번가> 등 다양한 작품들도 국내에서 공연 되었습니다. 뮤지컬계의 영원한 스테디셀러로 꼽히는 <캣츠>가 어느덧 40주년을 맞이해, 기념 내한공연을 했고, <위키드> ‘열풍’은 여전히 그 인기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시카고>, <빌리 엘리어트>, <스프링어웨이크닝> 등 웨스트엔드와 브로드웨이의 다른 대표작들도 줄지어 라인업을 형성했습니다.
코로나 속에서도 뮤지컬은 항상 여러분을 기다려요~!
코로나19로 인해 웨스트엔드와 미국의 브로드웨이 뮤지컬이 멈췄습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로 약 두어 달 공연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아쉬움 마음은 우리를 미디어로 이끌었죠. ‘방구석 콘서트’, ‘방구석 1열’ 등 다양한 의미를 부여하며 우리는 또한 혼자만의 뮤지컬을 만나고 있습니다. 겹겹이 쌓여지는 화음과 귀를 자극하는 발성, 클라이맥스를 치닫는 배우들의 표정까지. 코로나로 잠식된 우리의 일상을 특별하게 만들어 줄 듯합니다. 현재, 많은 공연단체들이 중단되었던 공연을 재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공연장에서의 관람과 에티켓은 아직 이전처럼 돌아가기 힘들겠지만, 웅장한 뮤지컬 노래와 대사, 그리고 배우들의 열정적인 무대는 변함없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참고자료
- 이수진, 조용신(2004). 뮤지컬스토리
- 2019 공연예술실태조사 예술경영지원센터
- 고경만, “브로드웨이 뮤지컬과 프랑스뮤지컬의 안무의 차이”, 석사학위논문, 단국대학교,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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