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이와 가볼만한 곳! 미술관형 수장고에서 문화생활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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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네덜란드 화가라고 하면 누가 가장 먼저 떠오르나요? 그 유명한 반 고흐가 떠오르지 않나요? 반 고흐는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알 정도로 굉장히 유명한데요, 지금으로부터 3년 전, 2020년 네덜란드 북동부 흐로닝언주에 위치한 흐로닝언 박물관에서 반 고흐의 작품을 도난 당하고 말았어요. 도둑들이 훔쳐 달아난 작품은 바로 반 고흐의 '봄의 정원' (Spring Garden)’입니다.
1884년에 완성된 이 작품은 반 고흐의 부모가 살았던 네덜란드 마을 뉘넌의 한 목사님의 정원 풍경을 담고 있으며, 그 가치는 최고 600만 유로(약 85억원)로 알려져 있다고 해요. 그렇게 값어치가 높은 작품을 대체 누가, 어떻게 훔쳐 간 걸까요?
도난범들은 새벽에 미술관의 유리문을 깨고 침입하여 이 작품을 훔쳤어요. 정말 간이 크군요. 다행히도 최근에 흐로닝언 박물관은 2020년에 도난 당한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을 3년 만에 되찾았다고 밝혔어요. 정말 다행이죠? 이런 도난을 방지하고 미술관들의 소장품들을 소중하게 보관하고 있는 곳을 수장고라고 불리죠! 오늘은 이 수장고가 무엇인지 알아보고, 수장고에 대한 이야기도 같이 해보려고 해요.
🤔 수장고가 무엇일까요?
일단 어원을 살펴보자면 수장고(收藏庫)는 귀한 것을 고이 간직하는 창고라는 뜻이며, 금고와도 비슷해요. 영어로는 ‘Storage’라고 불리지만 보통 ‘Art Storage’ 또는 ‘Art Storage Facility’, ‘Fine Art Storage Service’라고 불려요. 특히 박물관이나 미술관의 수장고는 전시 전 유물과 작품 등 소장품들을 보관하면서 유물 복원 작업 등을 하기도 해요.
수장고와 창고, 같은 말 아니냐고요? 수장고와 창고는 매우 비슷해 보이지만 가장 큰 차이는 ‘설비’에 있어요. 기존 창고와는 다르게 수장고는 온도, 습도를 일정하게 맞출 수 있는 설비를 갖추고 있어야 비로소 수장고라는 이름을 붙여 부를 수 있어요. 또한, 지진과 해일 등 재난 재해가 발생했을 때에도 마찬가지로 수장품을 안전히 보관할 수 있어야 수장고라고 부를 수 있죠.
수장고라는 단어, 뭔가 익숙하지 않죠? 수장고는 애초에 보안에 중점을 두고 설계한 곳이며 박물관 직원들의 동선과도 전혀 겹치지 않게 설계하여 박물관 직원들조차도 수장고에 대해서 익숙하지 않다고 해요. 이곳 수장고는 보안을 방지하고자 두꺼운 벽으로 둘러싸여져 있다고 해요. 그래서 안에 들어가면 휴대전화도 잘 터지지 않으며 미리 담당 학예사와 보안 직원들과 약속을 잡고 동행해야 접근할 수 있는 비밀스러운 공간이라고 해요.
지금껏 이러한 수장고의 특성 때문에 여러분에게 다소 어려워 보이고 어딘가 무게감 있어 보인다고 생각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최근 미술관, 박물관의 수장고들이 변화를 맞이하고 있어요. 로테르담의 개방형 수장고처럼 세계 곳곳에서도,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 서울에도 수장고가 생긴다고요?
작년 10월, 네덜란드의 개방형 수장고 '데포 보이만스 판 뵈닝언(Depot Boijmans Van Beuningen)'에 서울 시장이 방문했던 일이 있어요. 방문 당시 그는 이곳을 둘러보면서 개방성과 접근성에 큰 영감을 얻었다고 소감을 밝혔죠. 그가 인상 깊게 본 세계 최고의 개방형 수장고인 보이만스 판 뵈닝언은 네덜란드 로테르담 박물관 공원에 세워졌으며, 이 수장고에서는 보이만스 판 뵈닝언 컬렉션이 소장한 15만 점 이상의 작품을 수장 및 관리하고 있어요. 정말 대단하지 않나요? 그 이후 그는 서울에도 이 수장고를 모티브로 한 “보이는 수장고” 건립을 검토했다고 해요. 저도 믿기지 않지만 건립이 최근 확정되었고 이 수장고를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부지에 2028년까지 완공한다고 해요! 정말 기대되지 않나요? 2028년, 완공되는 날 저는 당장 이곳으로 달려가려고요.
여기서 말하는 “보이는 수장고”가 무엇이냐고요? 그냥 수장고도 아니고 보이는 수장고는 무엇일까요? 일단 수장고에는 여러 종류가 있어요. 수장고는 기능별로 이름이 다른데, 창고형·전시형·개방형·복합형 등 종류가 여러 가지예요.
먼저, 창고형 수장고는 일반 창고 시설과 비슷하며 기본적인 수장고의 설비가 갖춰져 있어요. 고급형 수장고는 복도에서 전실을 거쳐 수장고에 들어가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죠. 그 사례로는 최고 수준의 보안 설비를 갖춘 ‘국립현대미술관 지하 수장고’가 있어요.
두 번째, 전시형 수장고는 직전에 언급했던 창고형 수장고 안에 창문을 내어 예술품을 볼 수 있게 만든 형식이라고 할 수 있어요. 보통은 박물관이 소장품들을 관람객들에게 보여주는 용도로 사용이 되곤 하죠. 본래 창고에 있어 관람할 수 없었던 소장품들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최근 주목받고 있는 형식의 수장고에요. 대표적인 전시형 수장고는 국립고궁박물관과 밀양시립 박물관이 운영하는 전시형 수장고가 있어요.
세 번째, 개방형 수장고가 있어요. 개방형은 전시형보다는 더 넓은 범위에서 전시와 기획까지 모두 담당하는 수장고의 한 종류예요. 전시형 수장고는 보통 창문 너머로 바라만 볼 수 있었고 안에 직접 들어갈 수는 없어요. 하지만 개방형 수장고는 수장 시절을 마음껏 돌아다니며 세세하게 예술품을 관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우리나라도 국민들의 문화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전시형보다는 개방형을 더 많이 추구하려는 노력이 보여요. 위에서 말했던 네덜란드의 판 뵈닝언 수장고가 대표적인 예시 중 하나이죠. 그럼, 한국에는 아직 없냐고요? 아니요, 개방형 수장고는 보통 국공립 박물관에서 많이 선보이는 만큼 2022년 개관한 국립민속 박물관 파주점에서는 10만여 점의 유물을 직접 관람할 수 있어요. 국내 최대 규모의 개방형 수장고이죠.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한 번쯤 방문하는 것도 추천해요!
마지막으로 복합형이 있는데, 이건 간단히 말해서 앞에서 말한 모든 형태의 수장고 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복합적인 기능을 추가로 가지고 있죠. 복원 기능, 첨단 전시 기능 등 최첨단의 기술과 기능을 가지고 소장품들을 연구할 수 있는 곳이죠. 우리나라에서도 복합형 수장고가 인기가 많아지고 있는데, 2025년 서울에도 서울 통합 수장고가 개관 예정이라고 해요.
이를 바탕으로 생각해 보면, 서초구에 새로 건립하는 새로 짓는 수장고는 보유한 모든 소장품과 미술품의 복원 과정을 100% 공개하는 '열린 미술관형' 이죠. 또한 네덜란드 수장고의 개방성과 접근성을 바탕으로 한 건립 목표 때문에 수장고의 여러 종류 중에서도 개방형 수장고로 분류되지 않을까 생각해 보아요.
👀 어디가 그렇게 특별한가요?
이제껏 서울에 건립 예정인 보이는 수장고에 대해서 알아보았고, 더불어 수장고가 무엇인지, 수장고의 종류와 기능까지 알게 되었어요. 이제는 잠깐 네덜란드로 눈을 돌려볼까요? 앞에서 언급했던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개방형 수장고인 보이만스 판 뵈닝언에 관해서 얘기해보려고 해요. 무엇이 그렇게 특별하길래 서울 시장님조차 이에 반했을까요?
일단 가장 먼저, 판 뵈닝언 수장고와 연결된 판 뵈닝언 박물관의 컬렉션은 세계적으로 정말 유명하다고 볼 수 있어요. 판 뵈닝언 박물관은 1849년부터 성장해 왔으며 현재 154,000점 이상의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고 렘브란트, 반다이크, 모네, 세잔, 고흐, 칸딘스키, 달리, 마그리트 등 유명 화가뿐만 아니라 마우리치오 카텔란, 올라푸르 엘리아손 등 현대 작가의 작품을 모두 보유하는 등 정말 스펙트럼이 넓어요. 하지만 그 컬렉션의 오직 8%만 박물관 건물에 전시되었어요. 대부분의 작품은 일반인들이 접근할 수 없는 시설에 보관되어 있었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길고 긴 논의 끝에 2021년 이 개방형 수장고를 건립했는데, 건립 후부터는 시대나 예술 트렌드가 아닌 각 예술 작품의 보관 적정 온도, 습도 등의 조건에 따라 정렬된 전체 컬렉션을 볼 수 있게 되었어요.
이 장소는 다섯 가지 다른 타입의 수장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으며 각각의 환경에서 작품을 최적으로 보존하고 있어요. 이에 따라 금속, 플라스틱, 유기물/무기물, 흑백/컬러 사진 등 카테고리에 따라 작품이 보관되고 있죠. 예를 들어, 컬러사진은 온도를 14℃로 유지하고 흑백사진은 7℃, 캔버스와 나무에 그린 페인팅은 20℃, 습도 50에서 24시간 보관하며 1℃ 마이너스 혹은 플러스 범위 안에서 유지하는 식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해요.
정말 놀랍지 않나요? 보통은 예술 트렌드나 전시의 방향에 따라 소장품들을 전시하기 마련인데, 이곳에서는 단순한 작품의 보관 조건에 따라 거의 모든 컬렉션을 구경할 수 있어요. 네덜란드는 정치, 사회, 등 모든 방면에서 개방성을 하나의 큰 가치로 두는 국가로 유명한데, 미술 소장품을 공개하는 것조차도 개방성이라는 단어가 정말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이 수장고는 기획전을 개최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내부 공간을 돌아다니는 것 자체로 이미 관람자들에게 풍부한 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해요. 또한 보존 처리 및 작품 보수 작업 등을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으며, 계단과 엘리베이터는 관람객들이 모든 것을 다양한 각도에서 소장품들을 관찰할 수 있도록 돕는 장치로 활용되고 있어요.
지난 9월에는 암스테르담 패션 위크 기간에 여성복 브랜드인 프랑콩(Franco)의 패션쇼가 바로 이곳에서 열렸으며, 긴 계단이 건물을 가로지르는 특징 덕분에 이곳은 런웨이로 활용되었어요. 이렇게 기획전은 없지만 루프톱 요가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관람객을 유인하고 있으며, 개관 이후 1년 동안 약 25만 명의 관람객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되었다고 하는데, 수장고의 특별한 내부 환경 구성 덕분에 소장품 관람 이외에도 정말 다양한 방도로 쓰일 수 있는 것 같아요!
🌍 건축 강국, 네덜란드
판 뵈닝언 수장고 안의 특별함만큼, 수장고의 외관 구조가 정말 독특한 것, 알고 계셨나요? 저도 처음 사진과 영상을 통해 판 뵈닝언 수장고를 접했었는데, 외관이 정말 신기하게 생겨 한참을 감탄했던 기억이 나요. 높이가 39.5m인 원형 건축물은 유명한 네덜란드 건축 회사 MVRDV가 설계한 것으로, 외관은 거울 처리된 유리 패널로 마감되어 주변 풍경을 반사하고 있어요. 데포 건물 외벽에 부착한 볼록한 유리 패널은 변화하는 도시의 파노라마를 담아내며, 로테르담이라는 도시의 매력을 한껏 담아내고 있어요.
판 뵈닝언 수장고의 외관은 아래에서 위로 갈수록 넓어지는 사발 모양 구조를 가지고 있어요. 이 수장고를 이끄는 샤럴 엑스 관장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러한 구조로 인해 1층 공간이 가장 좁을 수밖에 없는데, 그에 따라 연간 20여만 명의 관람객을 어떻게 수용하고, 관람객들을 수장고 내부로 접근하도록 어떻게 유도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컸다고 해요. 하지만 결국 네덜란드 건축 회사인 MVRDV는 미술관이 요구한 사항을 수용하면서 동시에 아티스트, 디자이너와의 협업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는 현명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숨겨져 있죠.
예를 들어, 아티스트이자 건축가인 존 쾨르멜링(John Körmeling)은 건물의 입구 홀에 조명과 인테리어 디자인을 신경써 디자인했고, 시각 예술가이자 컬렉터인 마리커 판디먼(Marieke van Diemen)은 수장고 내부에 13개의 유리 쇼케이스 제작했어요. 마지막으로, 피필로티 리스트(Pipilotti Rist)는 수장고 외관에 집중해 반사되는 유리 패널에 컬러풀한 프로젝션 작업을 선보였어요.
이들의 수많은 고민, 노력과 최첨단 기술의 결합으로 판 뵈닝언 수장고는 공간의 구성과 디자인,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다양한 위치의 작품과 근대부터 현대까지를 어우르는 판 뵈닝언 미술관만의 소장품 컬렉션 등의 요소를 통해 판 뵈닝언을 더욱 흥미롭게 관람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데 큰 의의가 있어요.
💬Editor’s Comment
서유럽의 작은 나라이지만 건축과 디자인으로 무장한 네덜란드. 우리가 상상했던 것보다 정말 멋지지 않나요? 다음에 기회가 있다면 반드시 네덜란드의 건축으로 유명한 도시, 로테르담에 방문해 건축의 매력에 한껏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또한 네덜란드 판뵈닝언 수장고 및 한국의 수장고 등을 바탕으로 앞으로 전 세계의 미술관들의 수장고 모습이 어떻게 달라질지 정말 궁금하지 않나요? 또한 이번에 서울에 새로 건립되는 ‘보이는 미술관 형 수장고’가 어떤 모습으로 등장해 사람들을 끌어들일지 기대가 되는데요, 미술관뿐만 아니라 각 소장품과 컬렉션을 보관하고 있는 수장고에 대해서도 우리가 관심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2028년 서울에 새로 건립되는 수장고의 멋진 모습을 우리 같이 기대해 보아요!
멀고 먼 바다를 건너 우리에게 도착한 네덜란드의 판뵈닝언 수장고, 이제 우리도 직접 내 눈으로! 미술관과 박물관에 꽁꽁 숨겨져 있던 모든 소장품들을 볼 수 있다니!! 정말 생각만 해도 설레는데요, 특히 저는 이 수장고를 활용해 우리나라의 각종 예술품들을 소개하는 자리가 마련되어 외국인들에게도 우리나라만의 멋스럽고 고풍스러운 예술 세계를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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