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 짐머, 찰떡같은 악기 사용의 비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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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영화를 볼 때 어떤 요소를 중요하게 생각하시나요? 배우들의 연기력? 감독의 연출력? 정교한 CG 기술? 물론 모든 요소가 제대로 기능해야 좋은 영화가 만들어집니다. 그러나 저는 그중에서도 배경음악에 귀를 기울이는 편이에요. 영화 음악은 장면의 전환을 알려주고, 상황에 적절한 분위기를 조성하니까요. 그렇다면 여러분은 영화 음악 하면 누가 떠오르나요? <다크 나이트>, <라이온킹>, <듄>, <마다가스카>, <인셉션>의 음악 감독이 한 사람이라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네, 오늘 소개할 인물은 바로 영화 음악계의 거장 한스 짐머입니다!
🔍한스 짐머 그는 누구인가!
한스 짐머(Hans Florian Zimmer 1957~)는 1957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성공한 사업가 집안에서 태어났어요. 유복하게 자랐으니 하고 싶은 건 원 없이 했을 것 같은데요. 사실 그는 부모님의 극심한 반대 때문에 TV와 영화를 멀리해야 했어요. 대신 그의 가까이엔 클래식이 있었답니다. 영화계에서 꼭 필요한 인물이 된 지금의 모습과는 왠지 어울리지 않는 과거죠. 그러다 12살이 되던 해, 처음으로 극장을 방문한 그는 영화 음악에 관심을 갖게 돼요. 영화 음악의 거장이 될 운명이었던 걸까요? 그가 처음 극장에 방문해 봤던 영화는 바로 <옛날 옛적 서부에서>였어요. 당시 영화 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코네(Ennio Morricone, 1928~2020)가 참여한 작품이죠. 이러한 음악들을 들으며, 한스 짐머는 음악을 향한 꿈을 키우기 시작합니다.
그는 밴드 연주자로 음악을 시작했는데요. 사실 당시에는 영화와 크게 관련이 없었지만, 그는 뉴웨이브 밴드 <The Buggles>의 연주자로 활동하는 동안 음악인으로서 인기와 명성을 얻었어요. 각종 음악을 프로듀싱하던 그는 1984년에 예지 스콜리모프스키(Jerzy Skolimowski, 1938~)의 영화에 참여하게 돼요. 그때 영국의 작곡자이자 지휘자인 스탠리 마이어스(Stanley Myers, 1930~1993)와 만나 협업을 했고, 이를 시작으로 영화계에 발을 들이게 되었답니다. 이후 한스 짐머는 영국 등 유럽 영화계에서 기반을 다졌어요. 그리고 <레인맨>을 시작으로 할리우드 영화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죠.
<레인맨>이 좋은 평가를 받으며 흥행하자 한스 짐머도 함께 알려졌어요. 이를 계기로 할리우드 유력 제작사 및 감독들과 협업하게 되기도 했죠. 수많은 작품에 참여하며 현재의 위치에 올랐고요. 그는 데뷔 이후 연평균 3.5개 이상의 영화에 참여했는데요. 그 꾸준함 덕분에 현재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답니다. 초대형 블록버스터 영화뿐만 아니라 유명 게임과 드라마 음악 제작에도 종종 참여하며 자신의 음악적 가치를 드높이고 있어요.
![주말의 MG] 한스 짐머의 BMW i 사운드 “뭐야, 인셉션이야!” - 모터그래프](https://www.motorgraph.com/news/photo/202003/25373_80075_3315.jpg)
😅나 사실 어떤 작품이 있는지 잘 몰라…
한스 짐머의 대표작으로는 무엇보다 <라이온 킹>을 빼놓을 수 없어요. 할리우드 데뷔작인 <레인맨>으로 아카데미 음악상 후보에 올랐고, 그 뒤에도 후보에는 숱하게 올랐지만 수상 경력은 없었거든요. 그런데 <라이온 킹>이 크게 성공하면서 대중에게도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키게 된 거예요. 결국 1995년 아카데미 음악상을 받고, 이어서 골든 글로브와 그래미 어워즈에서도 수상하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았답니다.
<라이온 킹>으로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영화 음악 감독이 된 한스 짐머! 유명한 감독의 작품에 참여하며 우리나라 관객에게도 친숙해졌죠. 바로 두터운 마니아층을 가진 영화감독, 크리스토퍼 놀란(Christopher Edward Nolan, 1970~)입니다! 한스 짐머는 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에 다수 참여했어요. 특히 <다크나이트>에서는 조커의 메인 테마 “Why so serious?”를 제작하며 영화 초반부의 박진감 넘치는 전개에 힘을 더했죠. 이후에도 놀란 감독과 함께 <셜록 홈스>, <인터스텔라>, <인셉션> 등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한 대형 영화에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답니다.
이렇게 유명한 영화들에 음악 감독으로 참여했으니, 할리우드 음악상은 모조리 휩쓸었을 것 같은데요. 사실 한스 짐머는 <라이온 킹> 이후로 그렇다 할 상을 받지 못했어요. 그렇게 27년이 지나고 2021년! 그는 드디어 또 한 번의 음악상을 수상합니다. 바로 드니 빌뇌브 감독의 <듄>을 통해서인데요. <듄>의 배경이 우리가 사는 세계와 다른 세계인 만큼, 이를 표현하고자 이국적이고 웅장한 음악을 제작했답니다. 27년 동안 아카데미를 수상하지 못했지만, 아직 실력이 녹슬지 않았음을 증명한 성과였죠.
🙄왜 영화 음악의 거장일까?
한스 짐머의 음악은 적재적소에 사용되며 영화에 긴장감을 더해줘요. 그러나 영화에 따라 사용하는 악기와 음악의 분위기는 매우 다른데요. 오랜 세월 영화 음악을 전문적으로 다뤘던 덕분일까요? 그의 음악을 듣다 보면, 영화의 서사에 따라 관객에게 몰입감을 전하는 기술이 매우 능숙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대표 작품 몇 개를 예로 들어 그의 음악적 특징을 살펴볼게요.
우선 우리나라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인터스텔라>가 있죠!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뛰어난 연출력과 한스 짐머 감독의 웅장한 음악이 결합된 걸작인데요. 배경이 거의 우주이다 보니 광활하고 화려한 시각적 효과가 중요한 영화죠. 이 무한함과 신비로움을 표현하기 위해 한스 짐머는 어떤 방법을 썼을까요? 그 비밀은 바로 오르간이에요. 런던의 템플 교회에서 직접 녹음해 완성도를 높였답니다. 악기 하나 잘 선택했을 뿐인데, 덕분에 <인터스텔라> 관객들은 긴장감과 호기심을 가지고 영화를 볼 수 있었어요. 한 가지 비밀이 더 있습니다. 바로 시계 초침 소리인데요. 그는 대표작 <다크나이트> 3부작과 <덩케르크> 등에서도 초침 소리를 활용해 긴장감을 형성했어요.
<인셉션>은 영국의 기타리스트 조니 마(Johnny Marr, 1963~)와 협업한 음악으로 채워졌어요. 기타에 오케스트라까지 더해져 웅장함을 자아냈죠. 이 영화에 삽입된 음악은 대부분 반복되는 구조로 구성되어 있어요. 영화 특성상 심리를 다루는 장면이 많은데, 반복되는 음이 몰입도를 높였답니다. 사실 ‘반복’은 한스 짐머 음악의 특징이기도 해요. <인셉션>이 아닌 영화에서도 반복 구조를 자주 사용하죠. 그래서 음악이 지루하고 식상하다고 평하는 관객도 종종 있습니다.
🤔영화에서 음악이 떠오른 이유!
그렇다면 영화 음악은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 걸까요? 이제 음악은 영화를 평가할 때 주요 항목 중 하나가 되었고, 영화 음악만 찾아서 듣는 사람도 많아졌죠. 음악 감독이라는 직업까지 생겨났고요. 이제는 영화의 필수 요소가 된 음악! 이 세계에 한스 짐머는 얼마큼의 영향력을 끼쳤을까요?
1900년대 초, 영화 상영이 이제 막 시작되었던 시대에는 상영관이 부실해 지금처럼 조용히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어요. 소란스러운 관객의 소리를 중화하기 위해 음악을 활용한 것이 영화 음악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죠. 무성영화기로 들어오면서 영화 음악은 말소리의 어색함을 해소하고, 흑백 영상이 주는 공포감을 없애기 위해 사용되었어요. 그러니까 영화 형태가 발전함에 따라 영화 음악의 효과도 달라졌던 것이죠. 유성영화의 시대로 접어들고, 블록버스터가 유행하면서부터는 영화 음악과 소리 효과로 관객의 관심과 집중도 향상을 꾀하게 되었고요.
그렇게 음악은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되었는데요. 이러한 영화 음악계에서 한스 짐머는 큰 영향력을 가져요. 오랜 경력 덕분에 그와 함께 일했던 제자도 아주 많죠. 그들도 이미 독립해 저마다의 명성을 쌓고 있고요. 대표적으로 <트랜스포머>의 시리즈 제작에 참여한 스티브 자브론스키(Steve Jablonsky, 1970~)와, 드라마 <왕좌의 게임> 음악 감독으로 유명한 라민 자와디(Ramin Djawadi, 1974~)가 ‘한스 짐머 사단’이라 불리고 있어요. 이들은 대체로 한스 짐머와 비슷한 음악적 특징을 보이는데요. 그만큼 그와 협업을 자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한스 짐머의 영향을 받은 음악 감독들이 할리우드 영화 시장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니, 그의 영향력이 가늠이 되실까요?

할리우드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분명 한 번쯤은 한스 짐머가 음악 감독으로서 참여한 영화를 봤을 거예요. 그러다 보니 그는 영화의 분야를 떠나 한 명의 음악가 자체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2017년에는 내한 공연까지 왔을 정도랍니다. 기회가 되면 저도 꼭 가보고 싶은데요. 영화 음악의 거장 한스 짐머, 다소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지만 영화에 몰두해 음악을 느끼다 보면 아마 더 큰 감동을 받을 수 있을 거예요!
ㅇ참고자료
- 왕중교. "할리우드 영화에서 한스 짐머 영화음악의 기능과 형식에 대한 연구." 국내박사학위논문 청주대학교, 2020.
- 박지현. "한스 짐머의 SF영화음악에 나타난 음악적 특징 연구." 국내석사학위논문 경희대학교 일반대학원,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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