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내 캐릭터를 로그아웃할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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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 지금부터 세상과 소통하는 사회적 자아가 따로 있다고 상상해 보세요. 여러분의 이름을 따서 또 다른 캐릭터를 만드는 거죠. 그 캐릭터는 힘든 일을 마주할 때, 어떻게 행동하나요? 끝없이 원인을 찾아 헤매는 몽상가인가요? 자신을 탓하며 깊은 수렁에 빠지나요? 아니면 고통을 잊기 위해 일에만 집중하나요? 모두 멈춰요. 멈추고 캐릭터에서 로그아웃 해 주세요. 

 

🖐세상과의 소통 멈춰!

  로그아웃을 한 뒤엔 뭘 하면 되냐고요?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쉼을 가져다주는 전시 <로그아웃>에 입장하면 됩니다. <로그아웃>은 '우리는 지금, 너무 많은 소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닐까?'라는 물음에서 시작됐어요. 과도한 소통은 오히려 만성적인 스트레스와 피로를 몰고 온다는 것이죠. <로그아웃>은 그런 사람들에게 온전한 쉼을 가져다 주기 위해 기획된 전시예요. 현실에서의 ‘나’는 눈을 감고, 대신 마음속의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선사하는 게 전시의 목적이랍니다.

  살면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아마 없을 거예요. 이 전시를 소개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쉼’과 ‘성찰’의 기회를 주는 것 말이에요. 고통을 애써 외면하며 살던 사람들은, 현재 나의 상태를 살펴볼 자기 성찰의 기회를 얻을 수 있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스트레스의 근원을 모르겠는 사람들에게는 침착하게 회고할 기회가 주어진답니다. 근원을 알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는 사람들은 자기 치유 방법을 알게 되고, 자신을 잘 알지만 쉼의 기회가 없던 사람들은 여유와 치유의 기회를 얻을 수 있죠.

 

그전시 <로그아웃> 포스터 ©뚝섬미술관 인스타그램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전시 <로그아웃> 中 사계의 흐름 ©뚝섬미술관

 

  <로그아웃> 전시는 사계의 흐름을 통해 로그아웃 과정을 느끼게 해 줍니다. 특이하게도 봄부터 시작하지 않고, 여름부터 시작하는데요. 희망과 소생의 상징인 봄을 마지막에 배치한 걸 보면, 전시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언뜻 알 수 있죠. 시작점인 여름 파트에서는 로그아웃의 첫 과정인 '나의 상황 인지하기'를 할 수 있어요. 나뭇조각이 가득한 바닥, 잎에 떨어지는 이슬비 소리, 깊숙한 숲 속 향기, 흙과 풀로 무성한 풍경. 이 모든 것은 자연 속을 걷고 있다는 환상을 일으킵니다. 현실과 멀어짐으로써 현재 자신의 상황과 감정을 직면하게 되는 거죠. 가을 파트에서는 '나를 받아들이기'를 할 수 있어요. 메마른 나뭇잎이 가득한 길을 천천히 걸으며, 앞서 인지했던 자신 그 자체를 받아들이는 거죠. 그다음, 겨울 파트에서는 '깊이 생각하기'를 해요. 사방이 어둠에 물든 의자에 앉으면, 눈앞엔 바위와 조명이 내리쬐는 빈자리만 보인답니다. 마음속으로 그 자리에 자신을 세우며 깊이, 자유롭게 생각해보아요. 날 힘들게 하는 것들, 느껴지는 감정 등 모든 걸 말이에요.

  마지막 지점인 봄 파트에서는 로그아웃의 마지막 과정, '로그인 준비하기'를 할 수 있어요. 언제까지 로그아웃만 할 수는 없으니까요. 다시 사회와 연결될 준비를 하는 거죠. 여러 꽃이 피어나는 과정이 하늘거리는 천에 투영되어 담기는데요. 그 천 사이로 걷다가 뒤를 돌아보면, 마치 한없이 작고 힘들었던 과거의 모습이 스쳐 지나가는 듯합니다.
 

🔍나만의 로그아웃 방법 찾기

  사계의 흐름을 통해 로그아웃 과정을 살펴봤다면, 이제는 '나만의 로그아웃 방법'을 찾을 시간이에요. <로그아웃>에서는 한 글자로 된 주제들을 소개하며 방법을 제시해주는데요. 이번 전시에서는 '향, 쉼, 책, 음, 멍, 잠, 차, 작'의 시간을 만날 수 있죠.  모든 주제를 다 느끼고 나면, 자신에게 맞는 스트레스 해소법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거예요.

  제게 가장 잘 맞는다고 느꼈던 해소법을 그 예시로 이야기해볼까요? 바로 ‘책’과 ‘멍’인데요. 먼저 책 부스로 들어가면, 마법의 고민 해결책이 중앙에 놓여있습니다. 머릿속으로 고민거리를 생각하고 책을 펼치면, 랜덤으로 책이 대답해주는 것이죠. 어떤 답이 나올지, 정말 궁금하지 않나요? 다음으로 멍 부스에 들어가 누우면, 사방이 깜깜해지고 천장에는 별들이 보여요. 아무 생각 없이 멍을 때리며 아름다운 움직임을 보는 것이 그렇게 힐링이 되더라고요.

 

마법의 고민 해결책  ©문새은 에디터

 

✅솔직 핵심 정리 노트

ㅇ박수갈채드립니다

- 공감각적 경험을 통해 전시에 더욱 몰입할 수 있어요.

- 체험을 통해 자기만의 스트레스 해소법, 취향 등을 다양하게 알아갈 수 있어요!

- 시작부터 끝까지 이어지는 흐름이 자연스러워서 어색하지 않고, 쉽게 전시를 즐길 수 있어요.

ㅇ요건 쫌 아쉬운데

- 체험형 공간을 다채롭게 꾸며놓은 만큼,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아 집중도가 깨질 수 있어요.

 

💬Editor’s Comment

  우리들은 참 많은 고민과 스트레스를 안고 살아가는 것 같아요. 현실에 치여 살면서도 쉬지 않고, 앞만 보는 경주마처럼 달려와서 그런 건 아닐까 싶네요. 이번 전시를 통해서 현실의 눈을 감고 마음의 눈을 열어 자기 내면을 살펴볼 시간을 충분히 가져보셨으면 좋겠어요. 그런 말도 있잖아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휴식이 꼭 필요하다고. <로그아웃>을 통해 한 발짝 나아가 더욱 단단해진 마음으로 다시 로그인할 수 있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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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07-25

키워드

#로그아웃 #전시 #자아성찰 #쉼 #사계 #스트레스 #미술 #뚝섬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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