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디지털 예술시장의 문을 활짝 연 N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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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RYDAYS: THE FIRST 5000 DAYS © Beeple / christies

  위의 작품은 2021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한화 약 780억원에 낙찰되어 이슈가 되었던 미국 작가 비플(Beeple, 본명 Mike Winkelmann)의 <날마다:첫 오천일>입니다. 그는 2007년 5월부터 데일리 프로젝트로, 하루에 한 장씩 그림을 그려 인터넷에 올렸고, 이 작품들을 모두 합성해 만든 디지털 아트로 만들었어요. 14년이라는 시간이 압축된 이 작품은 그 가치를 인정받아. 현존하는 미술품 중 세 번째로 고가에 낙찰되었죠. 이 그림 덕분에 비플은 벼락 스타가 되었고, NFT 역시 일확천금을 얻을 수 있는 수단으로 주목받기 시작했어요. 이후 여러 그림들 역시 예상치 못한 고가에 줄줄이 거래되면서 전 세계의 시선이 이 곳으로 쏠렸는데요. NFT란 대체 무엇일까요?

 

나 NFT 들어봤어! 근데 어렵던데 😔

  Non-Fungible Token의 약자인 NFT는 직역하자면 ‘대체 불가능한 토큰’이라는 뜻으로, 디지털 파일을 거래하는데 쓰이는 데이터 단위입니다. 암호화 토큰처럼 작용 하지만, 각각의 고유성을 지니고 있어 상호 교환은 할 수 없어요.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와의 다른 점이죠. NFT의 암호화된 거래 내역은 오늘날 가장 신뢰받는 보안 기술인 블록체인을 이용해 보호돼요. 암호화된 정보를 분산해 수많은 사람들이 공유하는 방식으로, 내 소유권에 대한 정보를 모두가 알고 있어 스스로 증명할 필요가 없어요. 거래 수단은 블록체인 시스템으로 만들어진 암호화폐로 이루어지고, 기록으로 남게 됩니다. 아무나 복제하면 그만이었던 디지털 파일에 고유의 소유권이 주어지게 되는 것이지요.

  기존의 예술작품들은 예술성에 의해 평가되고 그에 따라 가치가 결정되어져 왔는데요. NFT가 거래하는 디지털 아트는 예술성보다는 희소성에 더 가치를 둡니다. ‘디지털’이라는 속성상, 예술품이나 캡처본이나 그저 그림 파일일 뿐이니까요. 실제로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는 첫번째 트윗을 캡처해 NFT로 290만 달러, 한화 약 33억원에 판매했습니다. 이처럼, 모든 디지털 작품은 NFT로 활용될 수 있지만, 그 희소성에 따라 가치가 결정되기 때문에 모든 NFT가 예술 작품이 된다고 볼 순 없어요.

 

도전! 나도 NFT 작가! 해보고 싶은 사람 ~ 🖐

잭 도시의 첫번째 트윗 © Jack Dorsey / twitter@jack

  자신이 만든 디지털 아트를 NFT로 거래하고 싶으신 분, 계신가요? 그럼, 암호화폐를 위한 지갑, 암호화폐, 작품. 이렇게 세 가지를 준비하셔야 해요. 암호화폐 지갑은 암호화폐가 거래되는 다양한 사이트에서 호환되도록 만들어진 서비스에요. NFT거래소는 암호화폐를 직접 관리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별도의 지갑이 꼭 필요해요. 지갑은 암호화폐를 위한 온라인 은행인 셈이죠. 현재 메타마스크가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지갑이 마련되었다면 돈을 넣어볼까요. 거래를 위해서는 코인으로도 불리는 암호화폐가 필요한데요. NFT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화폐는 이더리움입니다.

  이제 이미지를 판매하러 가볼까요. 오픈씨(Opensea) 또는 라리블(Rarible)등은 NFT마켓 사이트입니다. 계정을 만들고 내 지갑을 연동시키는 일이 우선이겠네요. 내 그림을 등록하기 위해선 최초 한 번 가스비(Gas fee)를 지불해야 해요. 이미지를 NFT화 하는 비용으로, 수수료인 셈이예요. 가스비는 이더리움으로 결제되고, 네트워크 혼잡도에 따라서 가격이 변하기도 해요. 암호화폐 특성상 자체 가격의 변동성도 큰 편이죠. 작품 판매가는 경매에 부치거나 직접 매겨놓을 수도 있어요. 작품이 성공적으로 업로드 되면, 이제 작품이 팔리길 기다리면 됩니다.

 

NFT거래소인 오픈씨 홈페이지 모습 © opensea

 

NFT 시장의 빛과 그림자, 그리고 미래 … 👀

  현재 NFT시장은 필요 이상으로 과열되어있고 거품이 많아요. 세간의 관심이 증폭되면서 거대한 자본과 이를 노린 투기꾼들이 모여들고 있는데요. 매일 억 단위의 거래소식이 들려올 정도예요. 마치 비트코인의 초기 광풍이 떠오릅니다. 거래가 암호화폐로 이루어지다 보니 가격 자체가 높고 등락의 폭도 매우 크고요. 하나만 걸려라 하는 마음에 의미 없는 이미지들이 거래소에 도배되고 있고, 과시욕이 강한 졸부들은 경매에서 가격을 지나치게 올려놓고 있어요. 마치 기존의 암암리에 행해지는 불법 투기가 온라인상에서 합법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 같은 기분입니다.

  하지만 NFT의 순기능도 있습니다. 어느 면에선 예술시장에 큰 전환점이 되었어요. 첫 번째는 대중에게 이미지란 그저 인터넷에 떠도는 것이 아닌 저작권이 있고 경제적 가치가 있다는 점을 확실히 인식시켰다는 점이예요. 두 번째, 예술 시장을 어렵게 여겼던 이들에게 작품 거래를 친숙하게 만들었다는 것인데요. 이 경험을 통해 이들은 예술 시장의 잠재 고객이 될 가능성이 높겠죠. 세 번째는, 디지털 예술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거래할 수 있는 범세계적인 온라인 시장이 형성되었다는 것에도 의의가 있고요. 마지막으로, 이미지의 개념을 확장시켰습니다. 꼭 예술가의 손을 거친 작품이 아니더라도 이미지에 의미가 있다면 얼마든지 예술이 될 수 있다는 것이죠. 미래적 초현실주의 예술이 탄생했다고나 할까요.

  간단히 말하자면, NFT는 디지털 아트를 담은 코인입니다. NFT는 명목상으로는 ‘작품’이 맞지만 아직까진 ‘투자대상’으로써 사용되는 면이 더 커요. 디지털 세계에서 암호화폐처럼 사고 팔죠. NFT는 이제 막 태어나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어요. 앞으로 단지 투기를 위한 칩으로 남을 지, 디지털 아티스트와 고객 사이의 건전한 다리가 될 지는 아직 그 누구도 단언할 수 없을 거예요. 분명하게 말 할 수 있는 단 한 가지는, 디지털 예술의 문턱은 점점 더 낮아지고, 그 범위는 점점 더 확장되고 있다는 것인데요. 이 양날의 검을 가지고 우리는, 어느 쪽으로 날을 세우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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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12-08

키워드

#문화일반 #미디어아트 #디지털예술 #NFT #이더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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