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순한맛 호러와 매운맛 코미디, 뮤지컬 <비틀쥬스>

  • 2,757
  • 1
  • 글주소
출처: KBS

  무더위를 날려줄 코믹 호러 뮤지컬 <비틀쥬스(Beetle Juice)>가 지난 7월 6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올라요! 뮤지컬 <비틀쥬스>는 2019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처음 선보인 후, 미국 토니상 8개 부문 후보에 오르는 등 오픈과 동시에 화제가 된 작품인데요. 지난해 <비틀쥬스>가 한국에서 첫 해외 라이선스 공연을 선보인다는 소식이 작년에 전해지면서, 국내 뮤지컬 팬들의 마음에 불씨를 지폈죠. 하지만 공연 전 무대 세팅을 보완하느라 두 차례 공연 일정이 연기되며, 관객들은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오픈 만을 기다렸어요. 그러나 걱정은 사치! 철저한 공연 준비를 마치고 관객을 맞이한 <비틀쥬스>는 기대 이상의 공연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요. 미국에서 방금 도착한 따끈따끈한 뮤지컬 <비틀쥬스>, 마중 나가 볼까요?

 

👻어떤 작품인지 알려줄게

  지옥에서 쫓겨난 후 98억 년을 홀로 외롭게 살아온 주인공 ‘비틀쥬스’. 그는 자신을 ‘VIP석과 R석 사이에 낀 시야제한석과 같은 존재’라며 이승도 저승도 아닌 상황에 있는 처지를 한탄하죠. 심심하고 외로운 마음에 인간들을 겁주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데요. 그러던 중 비틀쥬스가 유령 친구로 삼고 싶었던 후보 1순위, 이 집의 주인 부부(바바라와 아담)가 죽게 되었어요. 야호! 드디어 유령 친구가 생긴 비틀쥬스는 그들이 저승에 가지 않고, 자신과 함께 이곳에 머물도록 ‘망자 안내서’를 감춰버리죠. 그러던 중 이 집에는 리디아와 그의 아빠 찰스, 찰스의 연인 델리아가 새로운 주인으로 들어오게 되는데요. 비틀쥬스는 새로운 인물들을 골려 줄 생각에 신이 났어요. 하지만 리디아가 ‘유령을 볼 수 있는 산 자’라는 것을 알게 되자 예상하지 못한 큰 기회에 부푼 꿈을 꾸는데요. 비틀쥬스의 바람은 리디아가 자신의 이름을 세 번 불러주는 것. 산 사람이 비틀쥬스의 이름을 불러준다면, 그의 모습이 살아있는 사람들에게도 보이기 때문이죠! 이승과 저승의 인싸가 되고 싶은 비틀쥬스! 그래서 과연 그 꿈을 이루었을까요?(스포일러는 여기까지!)

 

🎬팀버튼 영화가 원작이라고?

영화 <비틀쥬스> 포스터, 출처: 네이버 영화

  뮤지컬 <비틀쥬스>는 할리우드 대표 브랜드 팀 버튼(Tim Burton, 1958~) 감독의 영화 <비틀쥬스(1988)>를 뮤지컬로 재구성한 작품인데요. 이 영화는 우리나라에선 <유령수업(1989년)>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죠. (원작이 궁금하시다면, 넷플릭스와 왓챠에서 지금 만나볼 수 있어요.) 비틀쥬스라는 이름은 오리온자리에서 가장 빛나는 별, 베텔게우스(Betelgeuse)를 영문식 발음으로 읽은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어요. 베델게우스는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며 폭발할 듯 말 듯 변덕이 심한 별이라고 하는데요. 이렇게 어디로 튈지 모르는 기괴하고 신비한 존재라는 점에서 비틀쥬스 캐릭터와 연결되죠. 영화 <비틀쥬스>는 개봉부터 흥행몰이를 했는데요. 당시 영화 제작비가 1,500만 달러였는데, 개봉 후 글로벌 박스 오피스에서 7,37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고 하니,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겠죠? 덕분에 당시 신인 감독이었던, 팀 버튼은 일약 스타 감독으로 급 부상했어요.

  원작과 뮤지컬 <비틀쥬스>는 스토리 전개에서 차이가 있는데요. 우선, 영화 속 바바라와 아담 부부는 차 사고로 강물에 빠져 죽어요. 그리고 유령이 된 이 부부가 자신들이 살던 집에 새로운 가족이 이사 오자, 이들을 쫓아내기 위해 유령 비틀쥬스를 먼저 소환하죠. 델리아와 리디아는 친밀도가 높지 않고, 델리아는 집을 자신만의 전시공간으로 만들고 싶은 아티스트로 나와요. 뮤지컬에서는 원작과 다른 부분들이 있다고 하니, 그 차이를 찾는 것도 공연을 관람하는 재미가 될 수 있겠네요.

팀 버튼(Tim Burton, 1958~)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으로, 독창적이고 기괴한 작품으로 영화계에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든 감독이죠. 어린 시절부터 그는 참 독특했다고 해요. 내성적인 성격으로 혼자 공동묘지에서 지내기도 하고, 피규어를 수집해서 또래 여학생들에게 기피 대상으로 지목되기도 했죠. 예술에 관심이 많았던 팀 버튼은 캘리포니아 예술학교(California Institute of the Arts, 칼아츠CalArts)에서 애니메이션을 전공하고 디즈니(The Walt Disney Company)에 입사했으나, 그만의 독특한 상상력을 펼치기 어려워서 퇴사를 했어요. 1982년 <빈센트(Vincent)>를 시작으로, 약 30여 편의 영화에 감독, 제작, 각본으로 참여했으며, 전 세계 영화제에서 12개의 상을 받았어요. <비틀쥬스> 외에서 <배트맨(1989)>, <가위손(1990)>, <혹성탈출(2001)>, <찰리와 초콜릿 공장(2005)> 등 걸작들을 많이 선보였죠. 그 중 <비틀쥬스>는 팀 버튼 감독만의 색깔인 동화와 현실의 경계를 오가는 괴기스러운 듯한 몽환적인 성향이 그대로 담긴 작품이에요.

 
 

✈️ 초연 후 첫 비행기 탑승이 한국행?!

  뮤지컬 <비틀쥬스>는 미국 브로드웨이의 윈터 가든(Winter Garden) 극장에서 2019년 4월 25일 첫 장기 공연을 시작했어요.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브로드웨이의 모든 극장이 문을 닫게 되었고 <비틀쥬스>도 2020년 3월 10일을 끝으로 막을 내렸죠. 많은 팬들은 코로나19가 지나가고 어서 빨리 <비틀쥬스>가 다시 무대에 오를 날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해요. 이렇게 현지에서 인기와 화제의 중심에 있던 뮤지컬 <비틀쥬스>. 현재 한국에서 첫 라이선스 공연을 선보이는 것이니 영광이라고 할 수 있겠죠?

 

🧐 브로드웨이 반응이 궁금해!

  뮤지컬 <비틀쥬스>는 제작 전부터 화제가 되었는데요. 화제성 있는 원작과 최고의 제작진이 만났기 때문이죠. 영화 <비틀쥬스>을 바탕으로, 스캇 브라운(Scott Brown)과 앤서니 킹(Anthony King)이 공동 집필했어요. 브로드웨이에서 이 둘은 환상의 콤비로 불리는데요. 이들의 작품 중 국내에서 선보인 작품은 2014년 뮤지컬 <구텐버그(2006)>가 있어요. 또한 뮤지컬 <킹콩(2018)>으로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주목받은 에디 퍼펙트(Eddie Perfect)가 작사와 작곡을 맡았죠. 연출은 뮤지컬 <물랑루즈(2019)>의 알렉스 팀버스(Alex Timbers)가 담당하고, 토니상을 휩쓰는 데이비드 코린스(David Korins)가 무대 디자인을 만들었어요! 뮤지컬 <라이온 킹> 의 마스크와 인형들을 만들어낸 마이클 커리(Michael Currie)가 퍼펫(puppet) 디자이너(뮤지컬 소품 및 분장에 쓰이는 인형 탈, 가면을 구상하고 제작하는 사람)로 함께 했어요.

이렇게 막강한 제작진은 2019년 토니상(Tony Awards) 8개 부문에 후보로 오름과 동시에 외부비평가상(최우수 무대 디자인상)을 수상했죠. 또한 드라마 리그 어워즈(Drama League Awards)에서 최우수 연출상을, 드라마 데스크 어워즈(The Drama Desk Awards)에서 최우수 무대 디자인상을 수상하며, 브로드웨이 3대 뮤지컬 시어터 어워즈를 석권하는 영광을 안았어요.

브로드웨이 3대 뮤지컬 시어터 어워즈

  1947년 시작된 미국 연극계의 권위 있는 상인 토니상(Tony Awards), 1922년에 만들어져 미국 뮤지컬 분야의 상 중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드라마 리그 어워즈(Drama League Awards), 마지막으로 1955년에 뉴욕 연극 비평가, 편집자, 기자 및 출판사들이 연극을 대중에게 알리기 위해 만든 드라마 데스크 어워즈(The Drama Desk Awards)를 가리켜요!

 

💘뮤지컬 <비틀쥬스>의 매력 포인트

출처: KBS

  원작과 다른 <비틀쥬스>만의 매력 포인트는 바로 무대와 음악이에요. 뮤지컬이 가진 영화와의 차이점이 곧 특별한 매력이 되는 것이죠. 우선, 이번 작품의 무대는 현대식 무대 기술의 집합체라고 평가받고 있어요. 거대한 집을 중심으로, 이승과 저승을 오가는 무대 전환이 시시각각으로 이루어지는데요. 미디어 아트를 활용한 화려한 무대 디자인과 추락이나 공중부양 등 마술 같은 연출로 관객의 시선은 쉴 틈이 없어요. 이러한 무대 세트는 사람의 손에 움직이는 것이 아닌, 컴퓨터에 의해 움직이는 특수효과가 활용되었어요. 그러다 보니 자동으로 움직이는 무대 장치에 따라 배우들의 연기도 사전에 짜인 그대로 움직여야 했고, 합을 맞추는 과정이 정말 쉽지 않았죠. 그래도 무대 시스템과 배우, 스탭이 합을 맞춘 무대는 생생한 현장감과 함께 환상적인 무대를 선사했어요.

  더불어 완성도 높은 공연을 위해 오리지널 프로덕션에서 약 1,300kg 상당의 무대, 퍼펫, 가구와 소품을 공수해 왔어요. 특히, 원작에서 상징적 의미를 가진 도모래 벌레, 머리 유령, 거대한 비틀쥬스의 퍼펫이 등장해서 관객이 환상적인 비틀쥬스의 세계에 깊게 빠져들도록 만들었죠. 뮤지컬 <비틀쥬스>의 무대 디자이너인 데이빗 코린스(David Korins)는 자신의 무대 디자인 경력에서 가장 도전적이고 야심찬 작업이었다고 전했는데요. 그만큼 <비틀쥬스>는 뮤지컬 분야 안에서도 트렌드를 선도하는 화려한 작품이란 뜻이겠죠?

  뮤지컬 하면 관객의 귀를 사로잡는 생생한 라이브 음악을 빼놓을 수 없는데요. 뮤지컬 <비틀쥬스>의 넘버는 호주 출신의 싱어송라이터 에디 퍼펙트(Eddie perfect)가 작곡과 작사를 담당했어요. 그는 이미 뮤지컬 <킹콩>과 <물랑루즈>의 넘버를 통해 실력을 검증받은 인물인데요. 브로드웨이 스타일의 뮤지컬 음악은 기본이고 서커스, 발라드, 라틴, 힙합, 록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음악으로 작품의 환상적인 분위기를 살렸어요. 그리고 원작 영화 속 음악을 오마주(hommage)한 익숙한 멜로디와 흥겨운 리듬의 넘버는 관객들이 자연스럽게 흥얼거리며, 작품에 몰입하도록 만들어 주는 데요. 음악감독 크리스 쿠쿨(Kris Kukul)은 ‘투어 버전이라고 하여 오케스트라를 축소하지 않고 오리지널 프로덕션과 동일하게 18인조로 오케스트라를 구성해 음악을 들려줄 것’을 전했는데요. 화려한 무대에 이은, 짱짱한 음악까지! 눈과 귀를 사로잡을 <비틀쥬스>가 더욱 기대되네요!

 

🦸‍♂️ 출연진도 어마어마할 것 같은데?

  주인공 비틀쥬스 역은 풍부한 성량을 자랑하는 배우보다, 무대와 객석을 뛰어다니며 장악할 수 있는 캐릭터가 필요한데요. 비틀쥬스 역에 정성화, 유준상 배우를 캐스팅해서, 아주 적절한 캐스팅이라며 뮤지컬 팬들에게 인정 받았어요. 두 배우의 성량과 연기력은 이미 많은 작품에서 증명된 바 있는데요. 특히, 코믹 요소가 짙은 비틀쥬스인 만큼, 개그맨 출신인 정성화 배우의 연기가 기대를 모으고 있어요. 또한 리디아 역의 홍나현, 장민제 배우는 작은 체구에서 뿜어지는 에너지가 엄청나다는 평을 받고 있어요. 두 배우 모두 이전에 공포 작품을 했다고 하니, 저세상 분위기를 잘 살려주겠죠? 무엇보다, 극장 곳곳을 뛰어다니는 앙상블 연기가 극을 더욱 유쾌하고 재미있게 만든다고 하네요!

뻔뻔한 정체불명의  저세상 가이드 비틀쥬스 - 정성화, 유준상
유령이 보이는 소녀 리디아 - 홍나현, 장민제
이 집의 주인이었던, 겁 많은 유령 아내 - 유리아, 김지우
이 집의 주인이었던, 소심한 유령 남편 - 이율, 이창용
흥 넘치는 찰스의 여자친구 델리아 - 신영숙, 전수미
리디아의 아버지, 부동산 사업가 찰스 - 김용수


💬Editor's Comment

  팀버튼 감독이 만든 독창적인 세계에 뮤지컬 특유의 생동감을 더한 작품. 현대적 무대 연출로 완성도를 높인 무대와 배우들이 만들어내는 유쾌한 웃음까지! 뮤지컬 <비틀쥬스> 놓치면 후회할 것 같지 않나요?

  정성화 배우는 이번 <비틀쥬스>가 끝나면 국내 창작 뮤지컬을 해보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는데요. 해외에서 인정받은 대작들을 만나는 것도 좋지만, 뮤지컬 시장의 확대를 위해서는 순수 창작 뮤지컬의 확대가 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국내 공연계 중 가장 큰 시장을 차지하고 있는 뮤지컬 분야의 더욱 큰 성장을 기대해 보아요!
 

지금 로그인하시면
하루예술의 모든 콘텐츠 열람이 가능해집니다!

등록 : 07-27

키워드

#뮤지컬 #비틀쥬스 #공연 #팀버튼 #영화

이야기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