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임길만 반 백 년 걸어온 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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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임이스트 유진규(1952~)의 공연 <내가 가면 그게 길이지>가 지난 22~23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렸어요. 이번 공연은 예술의전당의 첫 마임 기획공연이자, 올해 데뷔 50주년인 유진규의 마임 인생을 기념하는 특별공연으로 더욱 의미가 있었는데요. 한국 마임계의 역사라 불리는 유진규의 50주년을 축하하며, 그의 반 백 년 마임 인생에 대하여 함께 알아보아요!
마임(MIME)이 궁금해?
마임은 대사 없이 몸짓과 표정만으로 표현하는 연기, 무언극을 칭해요. 주로 연극적 무용인 발레에서, 대사 대신 무용수의 표정과 몸짓으로 스토리를 전달하기 위해 마임을 활용하고 있어요. 마임은 희극적 요소가 짙은 팬터마임(pantomime)과 예술가의 심도 있는 세계를 표현하는 신체마임(현대마임, 마임)으로 나뉘는데요.
우리나라 마임의 시작은 배우들의 연기 수업의 일환이었다고 해요. 그러다 1968년 독일 출신 마임이스트 롤프 샤레(Rolf Scharre, 1925-1982)의 내한공연 <침묵에의 초대> 가 열리면서 관심이 증가하게 돼요. 그리고 같은 해 창단된 극단 ‘에저또(Ejotto)’가 마임 도입에 적극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한국 마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어요.
👍마임 외길 인생
유진규는 건국대 수의학과를 중퇴하고, 1972년 극단 에저또(Ejotto)에 입단하면서 마임을 만나게 돼요. 그리고 그의 마임 인생은 국내 최초 마임 드라마 <첫 야행-억울한 도둑(1997)>을 선보이면서 시작되었어요. 마임 인생에 위기가 찾아왔던 것은 바로 1981년, 민주화 운동이 한창이던 시기였어요. 사회적 혼란 속에서 본인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에 부끄러움을 느껴 돌연 마임을 중단하기에 이르러요.
7년이 지난 후, 그와 절친한 동료인 기획자 신영철은 “한국 마임의 길을 연 사람으로서 책임을 져야지!” 라고 그를 설득했고, 덕분에 다시 마임판으로 돌아오게 돼요. 그리고 그의 마임 외길 인생은 마임 불모지였던 한국에서 세계 3대 마임축제를 만들어 냈죠.
👨춘천마임축제의 아버지
유진규는 1989년 <한국마임페스티벌> 창설을 주도하고 1995년 <춘천국제마임축제>로 명칭을 정정, 세계적인 마임축제로 성장시켜요. 이렇게 그는 한국 마임의 역사를 만들었어요.
춘천마임축제는 영국의 런던마임축제(London International Mime Festival), 프랑스의 미모스마임축제(Mimos Festival)와 함께 세계 3대 마임축제로 손꼽혀요. 무용극, 광대극, 거리극 등 마임에 한계를 두지 않고, 국내외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어요. 올해 춘천마임축제는 5월 23일부터 11월 30일까지 춘천시 전역에서 진행되어요.
🎬영화의 주인공이 되다
장권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마임이스트 유진규가 주연인 영화 <요선(要仙)>이 제작되고 있어요. 영화 <요선>은 유진규가 마임 인생 50주년 기념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에피소드를 담은 장편 예술영화예요.
‘요선’은 사라져가는 춘천의 요선시장에 대한 기억과 선(善)을 구한다는 영적인 의미를 가진 복합명사라는 뜻인데요. 유진규의 주 활동 지역인 춘천을 배경으로 지역 예술가와 시민들이 출연하여 문화도시 춘천의 이미지를 담아낼 거라고 해요. 그리고 최근에는 춘천시민들이 영화 <요선>의 개봉관 상영을 목표로 직접 펀딩을 열고, 영화 제작 지원금을 모집하고 있어서 화제가 되었어요!
💬Editor’s Comment
우리는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행위에 대하여, 계란으로 바위 깨기와 같다고 말하곤 해요. 마임의 불모지인 한국에서 50여 년 동안 홀로 깜깜한 행보를 묵묵히 걸어오신 유진규 마임이스트. 마임을 향한 그의 장인정신(匠人精神)과 노고에 감사드리며, 마임 인생 50주년을 축하드립니다! 앞으로도 유진규만의 멋진 예술 활동과 함께, 마임 후배 양성에 힘써주시길 응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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