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클럽에 모차르트가 떴다, ‘옐로우 라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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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 옐로우 라운지 공연 ⓒ 옐로우 라운지 공식 페이스북

 

  한껏 달아오른 분위기 속 현란한 비트에 맞춰 춤에 취하는 사람들. 클럽에서 디제잉 음악은 분위기의 화룡점정을 찍는 요소죠. 그런데 클럽에서 모차르트와 쇼팽의 곡이 연주된다면, 어떨까요? 세계적인 비올리스트 리처드용재 오닐,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 바이올리니스트 강주미, 피아니스트 랑랑과 조성진까지. 클럽행이 포착되었다고 하는데요. 클래식 음악계에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요? 이들이 클럽에 뜬 이유, 바로 ‘옐로우 라운지’때문이었죠.
 

 

클럽으로 간 클래식 공연

  옐로우 라운지(Yellow Lounge)는 세계적인 클래식 음악 레이블인 ‘도이치 그라모폰’ 에서 만든 새로운 음악 공연입니다. 2004년 독일 베를린에서 시작되었고요. 영국, 프랑스, 미국, 스페인 등에서도 큰 호응을 얻었고,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공연 형태죠. 옐로우 라운지의 가장 큰 특징은 ‘클럽 공연’이라는 것입니다. 클래식과 클럽의 만남! 이는 우리가 보통 ‘클래식 음악 공연’에 대해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시도인데요. ‘클럽’에서 진행되다보니 보통의 클래식 연주 홀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색다른 광경이 펼쳐집니다.

 

 

관객과 소통하는 클래식

  지정된 좌석이 따로 없이 어디서든 공연을 즐길 수 있고, 공연 중 이동은 물론, 음료를 마시거나 옆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것까지도 허용이 되죠. ‘무대’라는 경계도 뚜렷하지 않아요. 피아노 연주자의 바로 코앞 바닥에 앉아 공연을 즐길 수 있고, 편의에 따라 테이블에서 소리만을 감상할 수도 있습니다. 관람형식이 매우 자유롭죠. 반면, 관객들이 클럽에서 클래식의 자유로움을 맛보는 동안, 연주자들은 그 낯선 공간에서 자신과 씨름을 해야 할 지도 모릅니다. 공간이 지닌 어쿠스틱의 한계와 연주자가 집중하기 힘든 클럽 환경은 클래식을 연주하기에 좋은 환경은 아니죠. 그런데 왜 그들은 ‘옐로우 라운지’로 향하는 걸까요?

  가장 큰 이유로는 관객과의 소통을 꼽을 수 있습니다. ‘미샤 마이스키’는 2012년 서울에서 열린 두 번째 옐로우 라운지 공연을 마친 뒤, “젊고 새로운 관객들과 가깝게 호흡할 수 있고, 색다른 공간에서 연주한 경험이 매우 특별하였다”고 말했죠. 또 공연 후에 사인회와 포토타임을 가질 수 있는 것도 매력으로 작용했어요. 실제로 베를린에서는 공연 후 관객들과 함께 술을 마시며 애프터 파티를 즐기는 아티스트들을 많이 볼 수 있었죠. 새로운 관객층을 넓힐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힙한’ 즐길 거리를 찾는 젊은 층의 관객들이 주로 예로우 라운지를 찾는데요. 이들은 ‘느슨하고 편안한’ 환경 속에서 클래식을 접하게 되죠. 설문 조사 결과, 이 젊은 관객들의 대부분은 기존의 클래식 애호가가 아니었지만, 옐로우 라운지덕에 클래식 음악에 대한 거리감을 줄일 수 있었다고 답했습니다.

 

옐로우 라운지 공연 ⓒ 옐로우 라운지 공식 페이스북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

  엘리트주의적인 겉옷을 벗어 던진 클래식. 하지만, 순수 클래식이라는 음악의 본질은 여전히 변하지 않습니다. 형식적 금기에 도전해 변화를 이끌었을 뿐이죠. 옐로우 라운지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은, 이 혁신의 궁극적 목표가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에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과감하고 새로운 시도 속에서도 클래식 음악이라는 정체성만은 단단하게 유지할 수 있는 것이겠죠.

 

옐로우 라운지 공연 ⓒ 옐로우 라운지 공식 페이스북

  옐로우 라운지는 연주자들의 손놀림과 숨결 하나하나를 연주 선율과 함께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음악 감상 시간입니다. 서울에서 열린 마지막 ‘옐로우 라운지’는 2019년, 피아니스트 랑랑의 공연이데요. 당시 새신랑이었던 랑랑은 연주 중간 토크에서 자신의 부인을 소개했었죠! 관객들은 열렬히 환호했고요. 옐로우 라운지의 아담한 장소가 연주자와 관객의 관계 또한 더 가깝게 하나 봅니다. 지금 이시기가 지나 다시 옐로우 라운지가 열리게 되면, 클럽으로 가볼까 합니다. 다음엔 어떤 클래식의 대가들이 ‘클럽에 뜰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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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06-11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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