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온도를 알리는 축제 ‘워마들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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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봄이 왔다는 것을 언제 체감하시나요? 나도 모르게 버스커 버스커의 <벚꽃 엔딩>을 계속 흥얼거리고 있을 때, 겨울 점퍼 세탁 할인 전단지를 눈여겨보게 될 때, 그리고 여기 또 한 가지의 봄을 알리는 ‘축제’가 있습니다. 호주의 워마들레이드(WOMADelaide). 여러분께 아직은 낯선 이름일 수 있겠는데요, 매년 3월이면 봄처럼 부지런히 우리를 찾아오는 축제랍니다. 오늘은 봄의 온도로 가득 차 있는 워마들레이드를 소개합니다.
워마들레이드란?
워마들레이드(WOMADelaide)는 ‘워마드(WOMAD)’축제와 호주의 예술도시 ‘애들레이드(Adelaide)’의 합성어입니다. 워마드(WOMAD: World of Music, Arts and Dance)는 음악, 예술, 무용 등 다양한 예술 장르를 아우르는 문화예술축제로, 1982년 피터 가브리엘(Peter Gabriel)에 의해 영국에서 처음 시작되었습니다. 호주 애들레이드, 스페인, 뉴질랜드, 칠레, 이탈리아 등에서도 서로 다른 시기에 워마드(WOMAD) 축제가 펼쳐집니다. 애들레이드(Adelaide)는 남호주의 중요한 문화예술 도시로 손꼽히는데요. 2015년 유네스코가 지정한 음악 도시인 동시에, 일 년 동안 축제가 끊이질 않아, 축제의 도시라고 불리죠.
웰컴 투 워마들레이드
1992년 처음 시작된 워마들레이드(WOMADelaide)는 애들레이드의 보타닉 파크에서 나흘 동안 진행됩니다. 축제가 열리는 애들레이드 보타닉 파크는 100년 이상 된 수백 그루의 나무들과 잔디들로 가득해 초록의 기운을 한껏 내뿜죠. 이런 천혜의 자연환경 속에서 다양한 장르의 음악공연과 무용, 거리예술 등 다채로운 예술이 펼쳐지는데요. 여기에 세계 각국의 요리들로 가득한 먹거리까지. 없는 것 빼고 다 있는, 워마들레이드에 입장해볼까요?
먼저, 워마들레이드(WOMADelaide)의 스테이지로 가봅니다. 메인 무대인 <Foundadtion Stage>에서는 카마쉬 워싱턴(Kamasi Washington)이나 안젤리크 키드조(Angelique Kidjo)와 같은 유명 아티스트 공연들을 만나볼 수 있고, 규모나 편성이 큰 오케스트라 공연 또한 함께 진행됩니다. 다른 크고 작은 무대에서는 월드 뮤직을 비롯하여 재즈, 락, 민속 음악과 무용 공연이 진행되고요. 반갑게도 한국의 밴드 음악들도 간간이 만나 볼 수 있답니다.


워마들레이드의 이모저모
예술은 무대를 벗어나도 계속됩니다. 행사장 곳곳은 마임과 인형극, 마술 등의 공연을 선보이는 거리예술가들로 분주한데요. 일명 ‘AROUND THE PARK’. 관객들은 축제장 어디에 있든 공연예술을 만나볼 수 있어 무대 위 공연과는 또 다른 생동감과 재미를 느낄 수 있죠. 행사장 곳곳에 꽂혀있는 깃발들도 심상치 않아 보이는데요. 페스티벌의 깃발 예술가로 유명한 영국의 아티스트 앵거스 와트(Angus Watt)와 애들레이드의 시각예술가인 존 휘트니(John Whitney)가 함께 만든 작품들이라 합니다.

먹거리가 본격적으로 볼거리가 되는 시간, ‘TASTE THE WORLD’입니다. 축제 참여 아티스트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요리 혹은 자국의 전통 요리 레시피를 공유하고, 호주의 유명 요리사와 함께 요리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입니다. 단순한 ‘먹방’ 프로그램은 아닙니다. 다양한 문화예술이 모이는 축제의 장인만큼 각각의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해 주는 장치로서의 의미를 지니고 있지요.

워마들레이드에서는 이런 것도 합니다! ‘THE PLANET TALKS’, 환경과 지구와의 지속 가능한 관계에 관해 이야기하는 라이브 토크 프로그램입니다. 워마들레이드에선 환경 전문가들을 초청하여 다양한 주제의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있죠. 관심 있는 누구든 참여할 수 있고요. 지속 가능한 환경에 대한 방안을 축제 안에서 실천하고 있는데요. 파크 곳곳에 비치된 거대한 생수대가 그것입니다. 페트병 물을 구입하는 대신, 개별 용기나 행사장 내에서 받은 Green Beans Cup(콩으로 만든 컵)을 사용하여 물을 마시도록 독려하고 있죠. 파크 안에서 판매되는 모든 접시, 수저 등의 도구들은 분류 수거 되어, 다시 보타닉 파크에서 퇴비로 사용되고요. 또, 판매된 티켓마다 2달러씩 The WOMADelaide Forest를 조성하는데 지원된다고 합니다.

자, 이번엔 꼬마 관객들 모이세요. 워마들레이드의 ‘KIDZONE’으로요. 워마들레이드는 외부의 어린이 교육 단체들과 협업하여 다채로운 놀이와 예술체험 프로그램 등을 운영합니다. 여기에서도 친환경적인 컨셉의 놀이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자연적인 소재로 만들어진 놀이터들과 장치들은 어린이 관객들의 상상력을 더욱 자극하고 확장시켜줍니다.

모두가 함께 어울리는 축제
오늘, 맘껏 축제를 즐기셨나요? 매년 워마들레이드에 다양한 아티스트들과 관객이 찾아드는 까닭을 아시겠죠. 서로 다른 모습을 한 다른 취향을 가진 사람들, 나이와 성별을 불문하고 모두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축제이기 때문입니다. 많은 고민과 정성이 가득 담긴, 봄맞이 선물 세트 같은 느낌이 드는데요. 2021년 3월에도 역시 워마들레이드는 기존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었지만 안전하게, 관객들에게 봄을 선물했다고 합니다. 다음 봄은 워마들레이드에서 직접 봄의 온도를 느껴 볼 수 있기를, 함께 기대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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