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위의 마법 퀵 체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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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위, 아름다운 의상을 입은 요정 마리와 누더기 옷을 입은 엘라(신데렐라)가 대화를 나눕니다. “엘라, 너의 모든 꿈이 이뤄질 시간이야.” 엘라가 왕자님이 있는 무도회에 갈 수 있다는 마리의 말을, 엘라는 믿을 수 없었죠. “말도 안 돼(impossible)!” 그런데 정말, 마리가 마법을 부리자, 누더기 옷을 입었던 엘라는 하얀 반짝이는 드레스를 입고 나타납니다. 책이나 영화 속에서야 그렇다 쳐도, 실시간 무대공연에서 진짜 마법이라도 부린 걸까요? 정말 ‘말도 안돼!’지 않나요? 그 비밀은 ‘퀵 체인지(Quick Change)’입니다.
무대 뒤 마법 퀵체인지 룸
퀵체인지는 주로 짧은 시간 내에 의상이나 소품 등을 바꿔서 다른 모습으로 무대 위에 오를 때 쓰입니다. 무대 가까이 퀵체인지 룸을 따로 만들어 이곳에서 스태프들이 대기하다가 배우들의 의상 교체를 돕는데요. 한 사람이 겉옷을 갈아입힌다면, 다른 사람은 바지를 갈아입히는 식으로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집니다. 여러 뮤지컬 작품 중에서도 퀵체인지의 진가가 드러난 뮤지컬이 있는데요. 바로 <젠틀맨스 가이드(Gentleman’s Guide)>입니다.

<젠틀맨스 가이드(Gentleman’s Guide)>는 영국 런던에서 가난하게 살던 몬티가 어느 날 갑자기 고귀한 다이스퀴스 가문의 여덟 번째 후계자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 작품입니다. 이 작품 속에서 한 명의 배우가 총 9명의 다이스퀴스 가문의 인물을 맡고 있는데요, 그 배우는 수시로 등장, 퇴장을 반복하며 분장과 연기를 합니다. 얼마나 빠른지, 마치 분신술처럼 보일 정도입니다. 덕분에 관객들은 마법에 홀린 채 극 중의 사건에 푹 빠져들게 되었죠.
무대 위의 마법 퀵 체인지
퀵체인지는 무대 뒤 벌어지는 또 하나의 예술로 간주됩니다. 보통 무대 뒤에서 진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무대 위에서 진행되는 퀵체인지도 있습니다. <겨울왕국(Frozen)>, <신데렐라(Cinderella)> 등의 작품에서인데요. 무대 위 퀵체인지를 통해 장면을 극적으로 연출했습니다.

<겨울 왕국>에서 엘사가 ‘Let it go’를 부르는 장면, 다들 기억하시죠? 자신의 비밀을 숨겨야 했던 어두운 소녀가 얼음 성을 만들어 당당히 그 위에 서는 순간, 엘사의 의상이 순식간에 변합니다. 이 장면에서 관객들은 엘사 역을 맡은 배우의 노래 실력에 한번, 또 의상이 변하는 그 순간에 한 번 더 감탄하게 되죠. 신선한 시각적 자극을 통해 감동과 즐거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순간입니다. 직접 눈으로 봐도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마치 마법 같은 순간이죠. 이처럼 퀵체인지는 장면을 훨씬 화려하고 풍성하게 만드는 예술 기법입니다.
이런 마법 같은 퀵 체인지가 이뤄지는 과정이 궁금하셨다면? 글 서두에서 언급한 <신데렐라>를 예로 그 궁금증을 해결해드릴게요! 신데렐라가 입고 있는 누더기 옷의 리본과 드레스의 밑부분이 낚싯줄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 바로 그 비밀입니다. 신데렐라가 누더기 옷의 리본 속 낚싯줄을 잡아당기면 순식간에 누더기 옷은 눈부시게 아름다운 드레스로 변해요. 이 장면을 위해, 스태프들은 공연 전 누더기 옷 속에 있는 주머니 안에 드레스를 미리 넣어둡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신데렐라가 무도회장으로 가는 과정을 훨씬 극적으로 보여주죠.
퀵 체인지가 없었다면, 이처럼 극적인 연출이 가능할 수 없었겠지요. 뮤지컬에서 명장면을 만들어 내는 1등 공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여러분이 직접 관람하며 마법 같은 순간을 경험해 보시면 어떨까요? 관객석에 앉아있는 우리는 결코 알 수 없었던 무대 위의 마법. 이제 그 비밀을 알고 계시지만, 퀵 체인지는 분명 여러분께 재미와 감동을 더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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