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3대 콩쿠르와 입상한 뮤지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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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조성진. 쇼팽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을 한 후, 그는 이렇게 말했어요. “이제 다시 콩쿠르를 안 해도 되어서 좋다.” 이런 긴장감 속에서, 콩쿠르에 도전하고 우승을 꿈꾸는 이유가 있을까요? 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젊은 신인 연주자로서는 큰 액수의 상금을 받게 되고요, 한국인 남성의 경우 특정 콩쿠르에서 우승을 하면 군복무대체가 가능하죠. 무엇보다, 이후 세계적인 음반사와 계약을 하고 연주할 수 있는 무대가 주어지면서 음악가로서의 성공적인 커리어를 시작하게 됩니다. 세계 여러 콩쿠르 중에서도 많은 연주자들이 이름을 올리고 싶어 하는 대회가 있는데요. 유명한 뮤지션을 많이 배출해내, 그 권위로서는 ‘탑 오브 더 베스트’인 세 개의 콩쿠르가 있어요. ‘클래식 3대 콩쿠르’를 알아볼까요.
깐깐한 심사기준으로 유명한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선, 가장 큰 이슈를 몰고 다니는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입니다. 쇼팽 콩쿠르는 폴란드의 대표적 작곡가였던 쇼팽(Frédéric Chopin, 1810-1849)을 기리기 위해서 1927년에 창설되었고, 5년마다 한 번씩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려요. 이 콩쿠르는 다른 콩쿠르와는 달리 피아노 부문에서만 열리고, 쇼팽 작품만 연주해야 하는 엄격한 조건이 있어요.

쇼팽 콩쿠르를 통해서 이름을 날리게 된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들이 많은데요. 1955년에 2위를 한 아슈케나지(Vladimir Ashkenazy), 1960년 우승자 폴리니(Maurizio Pollini)가 있지요. 1965년에는 ‘피아노의 여제’라 불리는 아르헤리치(Martha Argerich)가 우승을 했었고, 1975년에는 침머만(Krystian Zimerman)이 우승을 했어요. 1980년에는 아시아 연주자로는 최초로, 베트남 출신의 피아니스트 당 타이손(Dang Thai Son)이 우승을 했습니다. 1985년에는 부닌(Stanislav Bunin), 2000년에는 중국 출신의 윤디 리(Yundi Li)가 우승을 했는데요. 윤디 리는 1982년생으로 당시 최연소 1위를 하게 되어서 더 화제가 되었어요. 2005년에 열린 콩쿠르에서는 임동민과 임동혁 형제가 2위가 없는 공동 3위로 나란히 이름을 올렸죠. 그리고 10년 뒤 2015년에는, 조성진이 한국인 최초로 1위를 차지했죠.


코로나로 1년 미뤄져 올해 열린, 제18회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의 우승은 캐나다 출신의 브루스 리우(Bruce Liu)에게로 돌아갔습니다. 그는 1997년생으로 현재 당 타이 손을 사사하고 있어요. 연주자로서 한 번, 스승으로서 또 한 번. 이렇게 쇼팽 콩쿠르를 통해 당 타이손은 두 번의 영예를 안은 셈이에요. 한국인 피아니스트 이혁도 결선에 올랐는데요, 앞으로 그의 발전이 기대 됩니다.
왕비의 공로를 기리며 만든 이름, ‘퀸 엘리자베스 국제 콩쿠르’
다음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퀸 엘리자베스 국제 콩쿠르예요. 콩쿠르의 이름은 대부분 작곡가의 이름을 떠서 만드는 경우가 많은데, 이 콩쿠르는 벨기에의 왕비, 엘리자베스 폰 비텔스바흐(Elisabeth von Wittelsbach)의 이름을 따서 만들었어요. 그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이자이 콩쿠르(Ysaye Competiton)를 창설하는데 후원했고, 그 공로가 인정되었기 때문이에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는 현재까지 여러 변화를 거쳐 왔는데요. 1951년 바이올린 부문 시상부터 시작해서, 1952년에는 피아노, 1953년에는 작곡, 그리고 1988년에는 성악 부문의 시상도 개최하기 시작했어요. 2012년부터 작곡은 더 이상 경연하지 않고, 대신에 2017년부터 첼로 부문이 추가되었어요. 콩쿠르가 열리는 주기도 조금씩 달라요. 다른 콩쿠르를 보면 모든 악기가 같은 해에 열리는데,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는 악기별로 다른 주기를 가지고 있어요. 바이올린과 피아노, 그리고 성악은 3년에 한 번씩, 그리고 작곡은 1-2년마다 열리고 있어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는 어쩌면 여러분께 가장 낯익은 이름일는지 모르겠어요. 유독 많은 한국인들이 선전했던 국제 콩쿠르이기 때문이에요. 피아노 부문에서는 1991년 백혜선이 4위, 1995년 박종화 5위, 2003년 임동혁 3위, 2007년 임효선 5위, 그리고 2010년 김태형이 5위에 올랐어요. 2003년, 19세의 나이에 3위를 했던 임동혁은 콩쿠르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수상을 거부했던 일화가 있습니다. 바이올린 부문에서는 1976년 강동석이 3위, 1975년 배익환 2위, 1993년 이경선 3위, 2005년 권혁주 6위, 그리고 2012년에는 신지아가 3위를 했어요. 그리고 2015년, 임지영이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바이올린 부문에서 1위를 안았습니다. 성악 부문에서는 뒤늦게 놀랄만한 성과가 있었는데요. 2011년에 홍혜란이 1위를, 2014년에는 황수미가 1위를 했습니다. 황수미는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개회식에서 올림픽 찬가를 불렀었죠.

웅장함이 다르다! 두 곳에서 동시에 개최되는 ‘차이코프스키 국제 콩쿠르'
마지막으로, 러시아의 차이코프스키 국제 콩쿠르입니다. 차이코프스키 콩쿠르는 1958년, 미국과 소련의 냉전시기에 만들어졌어요. 명목상으로는 러시아의 대표적인 작곡가인 차이코프스키(Pyotr Ilyich Tchaikovsky, 1840-1893)를 기리기 위해서 만들어졌다고 하는데요. 사실은 소련이 자국의 문화예술 수준이 얼마나 높은지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서 만들었다고 하는 공공연한 사실이 있습니다. 4년마다 모스크바에서 열렸던 차이코프스키 콩쿠르는, 2011년 제14회부터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두 곳에서 동시에 열리고 있어요.

가장 최근에 개최되었던 2016년을 기준으로 보면, 다른 콩쿠르에 비해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의 규모는 굉장히 큰 편이에요. 쇼팽 콩쿠르는 피아노 부문에서만 열리고,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도 각 악기별로만 열리는데 비해, 차이코프스키 콩쿠르는 같은 해에 여러 부분이 동시에 열립니다.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성악, 금관, 그리고 목관까지 총 6개의 부문인데요. 이 화려함과 웅장함만큼은 세계 최고가 아닐까 싶어요.
제1회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서 구 소련은 자국이 1위를 수상해 문화적 자존심을 지키길 원했으나, 아이러니 하게도 1위는 당시의 적대국인 미국 출신의 반 클라이번(Van Cliburn, 1934-2013)에게 돌아갔어요. 1962년에 열렸던 제2회 콩쿠르에서야 구 소련은 주최국으로서의 자존심을 회복했는데요. 구 소련의 아슈케나지(Vladimir Ashkenazy)가 공동 1위를 한 것이에요. 그 당시 아슈케나지의 활약은 압도적이었어요. 차이코프스키 콩쿠르뿐만 아니라, 1955년 쇼팽 콩쿠르 2위, 그다음 해인 1956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1위 등 세계 3대 국제 콩쿠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죠.


구 소련(러시아) 연주자들의 주 무대가 되었던,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 이름을 올렸던 한국 연주자들을 알아볼까요. 피아노 부문에서 1974년 정명훈이 2위, 그리고 1994년 백혜선이 3위에 입상했었지요. 게다가 2011년에는 한국인이 무려 5명이나 입상자에 이름을 올렸어요. 성악 부문에서 박종민과 서선영이 1위, 피아노 부문에서 손열음 2위, 조성진 3위, 그리고 바이올린 부문에서는 이지혜가 입상했었고요. 다음 콩쿠르가 열리는 2023년에는 또 어떤 한국의 젊은 연주자들이 그 실력을 발휘할까요?
콩쿠르를 거치지 않고도 세계적인 음악가로 자리매김한 뮤지션들도 있습니다. 그 예로는 중국의 랑랑이나, 러시아의 예브게니 키신이 있지요. 보통 콩쿠르 우승자들은 콩쿠르에 참가하기 전부터 실력으로는 정평이 난 연주자들이라고 하는데요. 그럼에도, 콩쿠르에 입상한 그들의 이름은 더 빠르고 쉽게 대중에게 기억됩니다. 힘껏 달려와 발 구름대에서 힘차게 도움닫기를 하면, 우리가 더 높이 뛰어오를 수 있는 것과 같아요. 콩쿠르는 발 구름대의 역할을 하는 셈이죠. 요즈음, 한달음에 달려온 이 겨울을 맞이하며 감상할 클래식 연주곡을 찾고 계신가요? 콩쿠르 홈페이지나 유튜브를 통해 콩쿠르에 도전한 뮤지션들의 연주를 감상해보시면 어떨까요.
참고자료
-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홈페이지: https://chopin2020.pl/en/
- 퀸엘리자베스 국제콩쿠르 홈페이지: https://queenelisabethcompetition.be/en/home/
- 차이코프스키 국제콩쿠르 홈페이지: https://tchaikovskycompetition.co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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