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을 보여드립니다, 앙드레 류와 그의 오케스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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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과 대중성은 만날 수 없는 평행선처럼 느껴지기 마련인데요. 그중에는 혁신적인 시도로 두 선의 교차점을 찾은 음악가들도 있습니다. 막심 므라비차(Maxim Mrvica, 1975~)는 전자음을 사용한 리듬과 비트를 가미해 테크노적인 분위기를 만들며 큰 인기를 끌어왔죠. 그런데, ‘재미가 있는 건 좋지만, 클래식 음악의 너무 큰 변화가 아쉽다’하시는 분들, 계시죠? 그럼, 앙드레 류(Andre Rieu)와 그가 이끄는 요한 슈트라우스 오케스트라(Johann Strauss Orchestra)의 이런 시도는 어떨까요?

금세기 최고의 클래식 엔터테이너
앙드레 류(Andre Rieu, 1949-)는 네덜란드 태생의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지휘자로 1987년, ‘요한 슈트라우스 오케스트라’를 창단한 인물입니다. 그는 ‘요한 슈트라우스의 재래’, ‘금세기 최고의 클래식 엔터테이너’라고 불릴 정도인데요. 세계 각지에서 1년에만 120여 회의 공연을 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1987년 창단 당시 단원이 12명밖에 되지 않았던 오케스트라를 현재, 세계 최대 규모의 사설 오케스트라로 만들었다고 하죠! 그는 어떻게 이토록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게 됐을까요? 많은 사람들은 그 비결을 ‘혁신적인 공연’이라고 말합니다.

클래식 공연의 형식을 바꾸다

앙드레 류는 말 그대로, 클래식 공연의 형식을 바꿔버렸는데요. 그는 화려하고 역동적인 무대를 연출하는 데 초점을 두었습니다. 연주자들은 색색의 조명과 소품으로 꾸며진 무대에 오릅니다. 이때 연주자들의 의상은 기존의 검은색의 연미복에서 벗어나, 형형색색의 드레스와 턱시도를 입고 있어, 마치 파티 장을 방불케 하죠. 심지어 보면대까지 특별 제작한다고 하니, 시각적 다채로움에 대한 그의 섬세함이 느껴집니다.
이러한 노력은 공연의 말미에서 꽃을 피우는데요. 마지막 연주에서, 천장에서 떨어지는 수 천 개의 풍선과 함께 시작되는 불꽃놀이는 그야말로 장관입니다. 그들의 공연에서 가장 화두가 되는 것도, 다른 클래식 공연에서는 볼 수 없는 이 피날레입니다. 그 외에도 100여 명의 왈츠 댄서들과 기마부대가 등장할 땐, 곡의 분위기가 한껏 날아오릅니다. 클래식은 ‘듣고, 보는’ 음악이라고 말하는 듯하죠.
관객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기

뿐만 아니라, 앙드레 류와 그의 오케스트라는 관객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들의 공연은 매 공연마다 쉬운 레퍼토리와 각국의 민요가 꼭 포함되는 것으로도 유명하죠. 2005년에 열렸던 내한공연에서는 우리의 민요 ‘아리랑’과 가곡 ‘그리운 금강산’을 앙코르곡으로 연주하여 많은 관객들의 공감을 샀고요. 또 교향악 전체를 연주하는 관습을 버리고, 요한 슈트라우스의 왈츠를 위주로 프로그램을 구성합니다. 덕분에, 왈츠 스텝을 밟으며 춤을 추는 관객의 모습도 곳곳에서 볼 수 있죠. 관객석에 앉아 몰려드는 잠을 쫓는 대신 말이지요.
또한, 관객과의 소통을 중요하게 여기는데요. 앙드레 류의 공연에는 연주자와 곡에 대한 설명이 등장합니다. 그의 설명은 기본적으로 영어로 진행되는데요. 때로는 해당 국가의 언어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2005년 내한 당시에는 별도의 한국 진행자를 두어 주목을 받았었죠. 클래식 연주자로서 관객의 공감과 이해를 추구하는 모습은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무대 위에서 보여주는 연주만으로도 할 일을 다 한 연주자. 또 알아서 자신이 가진 최대한의 지식을 동원해 공연을 스스로 이해해야 하는 관객. 이런 기존 공연의 연주자와 관객의 관계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니까요.
사람들에게 환상을 심어주는 것

앙드레 류는 “클래식 음악은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것이고, 저의 목표는 사람들에게 환상을 심어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의 말처럼 그들은 대중이 보다 쉽고 자유롭게 클래식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기존 클래식 공연의 틀을 깨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죠. 그 결과, 그들의 공연은 클래식 음악에 대한 지식이 없더라도 누구든 춤추고 노래하며 즐길 수 있는 클래식 축제가 되었고요. 때로는 막심처럼 클래식의 신선한 변신을, 또 때로는 앙드레 류와 요한 슈트라우스 오케스트라처럼 클래식이 흐르는 축제의 장을 함께 즐겨보시면 어떨까요. ‘지루한 클래식’은 이제 정말 옛말로 남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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